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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나의 아저씨' 성실한 무기징역수 이선균의 슬픔과 상처로 어른이 된 이지은의 눈물이 안방극장에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사실 지안이 동훈에게 입을 맞춘 진짜 이유는 기범(안승균)이 몰래 찍은 사진으로 '상사와 여직원의 부적절한 관계'라는 루머를 만들어 도준영(김영민)가 동훈을 자를 수 있는 빌미를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안이 까치발을 한 모습으로 찍힌 사진을 보고 "남자가 아닌 여자가 하고 싶었던 것"을 파악한 여직원 때문에 이 작전은 실패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지안은 계속해서 동훈을 도청했다.
지안의 귓가에 들려오는 동훈의 일상은 뭐 하나 빌미로 잡을만한 게 없었는데, 유일하게 시끄러웠던 사건이 일어났다. 새 출발을 위해 건물 청소 일을 시작한 동훈의 형 상훈(박호산)이 취객 강용우에게 모욕을 당한 것. 상훈이 청소하던 건물을 지었다는 그는 먼지를 뒤집어쓰게 했다는 이유로 "제대로 사과하지 않으면 청소업체 다 바꿔버리겠다"고 상훈을 협박했다. 결국 상훈은 그 앞에 무릎을 꿇었고, 도시락을 전해주러 왔던 요순(고두심)은 그런 맏아들의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
살아온 날들의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경직된 인간 이지안을 알아보고 "상처받아 너무 일찍 커버려 불쌍하다"고 말하는 동훈과 꾸역꾸역 최선을 다해 매일을 살아가는 인간 박동훈을 "성실한 무기징역수"라고 지칭한 지안. 각자의 삶의 무게를 버티고 있는 두 사람은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알아줬으면 했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밑바닥을 내보였다. 그래서 지안은 울었고, 동훈은 "나를 아는 게 슬퍼"라고 말했다.
시청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먹먹한 여운이 남는 드라마는 처음", "역시 박해영 작가와 김원석 감독, 이런 감동적이고 놀라운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니". "가슴을 울리는 감동이 밀려오는 밤이다", "배우들 연기에 모두 영혼을 담았다", "깊이 있는 여운에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인생 드라마다"는 등의 댓글이 쏟아졌고, 방송이 끝난 뒤에도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치유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나의 아저씨'는 매주 수, 목 밤 9시30분에 방송되며, 국내 방영 24시간 후 매주 목, 금 밤 9시 45분 tvN 아시아를 통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도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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