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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초록뱀미디어)에는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삼형제의 맏형 상훈(박호산)과 막내 기훈(송새벽)이 있다. 그런데 왠지 두 아저씨의 유머는 "웃긴데 어쩐지 눈물이 난다"라는 이중적인 감정을 자극한다. 가벼운 듯 던지는 유머 속에 이들이 마주한 현실에 대한 자조가 섞여있기 때문일 터.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나의 아저씨' 표 현실 유머 세 가지를 살펴봤다.
듣기만 해도 짠내 가득한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바로 상훈 그 자체다. 물 컵을 들다가 허리를 삐고, 주위에 아무도 없어 그 자세 그대로 해가 지는 걸 지켜봐야 하는 "돈 없는 우리 형" 이야기의 반전은 "그동안 날 무시했던 놈들 본때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기 얘기는 자기만 재밌다"면서 면박을 주는 기훈의 말대로 없어 보이는 이 시나리오는 웃기지만 어쩐지 다시 한 번 곱씹게 된다. 힘든 현실을 살지만 마지막 한방 정도는 꿈꾸고픈 상훈의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2. 잘리는 순간 너, 바로 나 된다.
#3. 나는 괜찮아. 내가 더 대책이 없는데 뭐.
사라졌던 오천만원의 뇌물을 지안(이지은)이 훔친 것이 아니라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 삼형제. 기훈은 "지가 가지려고 훔친 것도 아니고 형 살리려다 훔쳐다 버린 거"라면서도, 지안과 거리를 두라고 충고했다. 그리고 기훈은 가벼운 어조로 "나는 괜찮아. 내가 더 대책이 없는데 뭐"라고 말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 말에 혀를 차는 동훈의 반응처럼 기훈의 마지막 한마디는 지난 20년간 영화감독 지망생이기만 했던 그의 자조가 묻어났다. 대책 없이 살았지만, 대책 있는 꿈을 이루고 싶은 기훈에게도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나의 아저씨'. 매주 수, 목 밤 9시 30분 tvN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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