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곽도원 측 "협박有"vs후배 측 "금품요구無"..대립과 진실게임(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3-26 14:31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곽도원이 이윤택 감독의 성추행 피해자 중 4명으로부터 금품 협박을 당했다는 소속사 대표의 폭로가 파장을 낳고 있다. 변호사이기도 한 임사라 대표는 지난 24일 SNS 글을 통해 그 4명을 '꽃뱀'에 비유하며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장 '부러진 화살' 변호인으로 잘 알려진 박훈 변호사가 '명분 없는 협박은 없다'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구체적인 폭로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꽃뱀'이란 용어를 쓴 이유와, 금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경우 4명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임 대표는 26일 올린 추가 입장문에서 이들 4명의 명단과 '협박' 자리에서 나온 녹취록을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단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윤택 고소인단 중 곽도원을 만났다는 일부 인물들의 주장이 제기되며 의문을 남겼다.

곽도원 측 "공갈 협박有 돈 요구 있었다"

임사라 대표가 올렸던 글에는 곽도원이 연희단거리패의 후배들(이윤택 고소인단 중 4명)에게 연락을 받아 만났더니 금전적으로 도와달라는 얘기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곽도원이 이들에게 17명 전원을 도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더니 배우만 남았을 때 자기들 4명에게만 돈을 주면 된다고 했다는 내용도 함께다. 이에 곽도원이 거절의 의사를 밝히자 공갈죄에 해당할 법한 협박성 전화와 문자를 여러차례 했다는 얘기다. 이 내용에 대해 임사라 변호사는 미투에 지장을 줄 것을 염려해 고소를 진행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임사라 대표는 곽도원에게 공갈성 협박을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서 촉이 왔다며 '꽃뱀'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또 이들이 곽도원에게 어떤 근거로 돈을 요구했는지, "너도 우리 말 한마디면 끝나"라는 식으로 협박했던 내용은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임사라 대표는 이 내용을 이윤택 고소인의 변호인단에게 전달하겠다는 내용을 또다시 SNS를 통해 공개했다. 명단과 녹취파일, 문자 내역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박훈 변호사는 "저들이 곽도원과 아무런 사건 관계가 없는데 왜 돈을 뜯으러 왔는가. 난 이게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 친구의 말은 성폭력 피해자를 자처하는 꽃뱀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통계로나 내 경험으로나 그런 경우는 아주 극히 드물다. 더구나 피해자 국선변호사 업무 지침에는 '아무도 성폭력을 꾸며대지 않는다는 것을 믿고 피해자가 혼란스러워 하거나 자신을 의심하더라도 믿어준다'는 지침이 명토박아있다. 그런 꽃뱀이 국선변호사 선정되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허위 피해자들이 많아 '촉으로도' 꽃뱀인지를 알아 맞출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아주 시건방진 태도다"고 비판했다.

4인의 고소인 측 "돈 요구無, 꽃뱀 취급 상처"

이들의 주장이 나와있던 도중 후배 배우들을 대변하는 연희단거리패 출신의 배우이자 음악극단 콩나물의 대표인 이재령 대표는 곽도원과 후배들의 만남과 그 상황에 대해 열거하며 임사라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처음부터 이재령 대표와 네 명의 후배들은 곽도원에게 돈을 요구했던 바 없으며, 만나기로 했던 시간에서 세 시간이 지난 밤 11시 약속 장소에 변호사인 임사라 대표를 대동하고 등장했던 곽도원과 아픔을 나누고 위로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또 당시 현장에 있던 임사라 대표에 대해서도 "'이 사람을 곽병규라 부르지 말라. 배우 곽도원이고 70명의 스태프와 그 가족들 300여명의 생사가 걸려 있는 사람이다', '우리도 미투로 입은 피해가 크다', '돈을 어떻게 주길 바라냐'는 말을 이어갔다"고 했다.

또 이재령 대표는 돈을 요구한 바 없다는 것에 대한 근거를 대며 "다음날(24일) 오후 12시경 임사라 변호사에게 전화를 했다. 후배들이 곽도원 배우를 만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싶었고, 돈 이야기에 대해 사과 받고 싶었다. 임사라 변호사에게 '우리도 펀딩 제의를 받은 게 많은데 (그것도 조심스러워서) 안하고 있다면서 '후배들이 많이 힘든 상황에서 남자 선배들이 도움을 주지 않아 마음이 상하던 차에 배우 곽도원 씨가 지지하겠다며 연락이 닿아 도움을 받으려 만난 자리인데 만취한 곽도원과 대동하여 임사라 변호사가 나타나서는 그 자리에서 아이들이 마치 돈을 요구하기 위해 만난 것처럼 계속 돈 얘기만 하여 아이들이 크게 상처를 입었으니 인간적 차원에서 사과하라'고 입장을 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사라 대표에게선 사과가 없었고 SNS에 글을 올려 제 후배들을 보고 '꽃뱀'이라는 '촉'이 왔다고 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덧붙여진 후배 배우의 글에서도 현장에서 곽도원이 먼저 감정에 북받쳐 '개인 계좌번호 불러! 내가 돈 줄게!'라고 소리쳤고 '절대 선배 돈은 받지 않겠다'고 강하게 거절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후배의 글에 따르면 곽도원은 다음 날 '잘 들어갔느냐'는 메시지도 보냈다. 또 "모든 것이 돈으로 해결 되지 않는다. 돈이 필요했으면 절대 곽도원 선배를 찾아가지 않았을 거다. 그리고 임사라 변호사가 말하는 꽃뱀? 협박? 기가 막힌다. 협박을 할 거 였으면 가해자도 아닌 곽도원 선배를 찾아갈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겠는가, 차라리 이윤택을 찾아갔겠지. 황당하고 불쾌했다"고 밝혔다.

의문은 계속해서 남은 상황이다. 곽도원의 후배라고 밝힌 이들은 "기사에 나온 내용이 선배님 의견이 아니라 믿고 싶다"며 "임사라 변호사가 사실 관계를 일방적으로 왜곡하고 매도하기 위해 올린 글이라고만 믿고 싶다"고 했다. 임사라 대표는 이들이 '협박'했다는 내용은 이윤택 고소인의 변호인단에게만 알릴 예정이다. 전화 통화를 통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SNS에서 의문으로만 남았으며 해당 상황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임사라 대표는 여전히 통화 연결이 안되고 있다.

lunamoo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