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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곽도원이 이윤택 감독의 성추행 피해자 중 4명으로부터 금품 협박을 당했다는 소속사 대표의 폭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곽도원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곽도원 측은 피해자가 주장한 7~8년 전 곽도원은 극단 활동을 하지 않고 영화 '황해'를 촬영 중이었다. 연희단거리패에서는 11년 전 퇴단했고 그 이후 연극을 몇 편씩 진행했던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후 최초 고발자는 게시물을 삭제한 뒤 추가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곽도원 또한 미투 운동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무고 소송을 검토하고 있지 않가도 전했다.
임사라 대표가 주장한 바는 다음과 같다. 곽도원은 17명의 이윤택 고소인단 중 4명의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을 만났다. 이들은 곽도원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곽도원은 17명 전원을 돕고자 하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들은 자신들에게만 돈을 주면 된다고 했다. 곽도원은 이를 거절했고, 이후 4인은 공갈죄에 해당할 법한 협박성 전화와 문자를 수차례 보냈다.
이 말이 정말 사실이라면 파장은 크다. 미투 운동의 본질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성폭력 피해자들의 진정성에도 의구심을 품게 만들 수 있다. 임 대표의 말대로 '공갈죄'에 해당할 법한 협박을 했다면 법적인 처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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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임 대표의 글에서 드러난 사실만 놓고 보면 여러 의문이 남는다.
일단 '꽃뱀설'의 진위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임 대표는 곽도원을 협박한 이들을 이윤택 고소인단 중 4명이라 특정하고, '꽃뱀이라는 촉이 왔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이 이윤택도 아닌 곽도원을 협박한 이유나 협박 내용 등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선의를 갖고 후배를 도우려던 곽도원이 억울하게 협박 당했다는 주장 뿐이다. 애초에 피해자를 '꽃뱀'이라 단정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아직은 판단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고 김광석 부인 서해순씨와 정봉주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A씨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박훈 변호사는 SNS를 통해 임 대표의 글은 피해자를 매도하는 시건방진 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변호사는 "피해자 국선변호사 업무 지침에는 아무도 성폭력을 꾸며대지 않는다는 걸 믿고 피해자가 혼란스러워 하거나 자신을 의심하더라도 믿어준다고 되어있다. 허위 피해자가 하도 많아 촉으로도 꽃뱀인지 알아맞출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아주 시건방진 태도"라며 "(이윤택 고소인 4명이) 무슨 억하 심정으로 곽도원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한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추잡한 인간이라도 돈을 뜯을 때는 명분이 있고 그 명분 중 가장 큰 것이 약점이다. 그들이 곽도원과 아무런 사건 관계가 없는데 왜 돈을 뜯으러 왔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굳이 SNS를 통한 폭로글을 이 시점에서 게재한 이유도 미스터리다. 임 대표는 "언론 제보나 형사 고소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투 관련 이슈가 사회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시점에 모두가 볼 수 있는 SNS에 공개적으로 글을 올린다면, 그 글이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고 보기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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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임 대표는 26일 올린 추가 입장문에서 이들 4명의 명단과 '협박' 자리에서 나온 녹취록을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단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는 뜻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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