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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김철규 PD는 '모성은 위대하다'는 고정관념에서 깨어나 '모성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싶었다고. 김 PD는 "애초에 '모성은 위대하다'는 이런 전통적인, 드라마에서 많이 다뤘던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다. 우리가 모성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그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도 하고싶었다. 대표적으론 자영(고성희)을 통해서 했다. 실질적으로 어리고, 전혀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호해줄 사람도, 경제적 여건도, 그리고 인간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젊은 사람이 아이를 낳고 혼자 키우게 됐을 때 이런 상황들을 마주하면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힘들테고 자영이처럼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런 문제들의 경우, 주변에 가족이나 아이 아빠, 그리고 사회적인 시스템이나 국가가 만들어준 안전망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들 담고 싶었던 거다"고 밝혔다.
김철규 PD는 여성중심적인 작품을 주로 연출해왔다. 여성이 주도적으로 나서 감성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이야기들을 주로 연출했었단 얘기다. 대표작은 '공항가는길'과 '마더' 등이다. 김PD는 "그런 작품에 정서적으로 끌린다. 상처받고, 비어있고, 굴곡이 있는 그런 역할에 끌리는 것 같다. 남성중심적이고 마초적인 얘기는 불편한 것이 있다.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된다. 한 번쯤은 액션도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괴기물이나 장르물에도 욕심은 있다.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지만, 오랜 시간 준비를 해야 될 거 같다. 그래서인지 더 감정적인 드라마가 조금 더 많이 나오게 되는 것 같다. 인간의 공통적인 점이 '감성'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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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미투 운동'과 성추행 폭로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져봤다. 김철규 PD는 "약간 남성들의 범죄의식이 약했던 것 같다. 범죄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거다. 사실은 그게 범죄인데. 이번 '미투'는 사회가 변화되는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편 '마더'는 엄마가 되기엔 차가운 선생님 수진(이보영)과 엄마에게 버림받은 8살 어린 여자 아이 혜나(허율)이 진짜 모녀가 되기 위한 가짜 모녀의 가슴 시린 로맨스를 담았다. '여름향기', '아름다운 나의 신부', '공항가는 길' 등을 연출하며 감성 연출의 대가로 알려진 김철규 PD와 영화 '아가씨'의 갱을 담당했던 정서경 작가가 손을 잡아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이보영과 허율, 이혜영, 남기애, 고성희 등의 열연에 힘입어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으며 지난 15일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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