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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월화극 '크로스'를 마친 배우 전소민을 만났다.
'크로스'는 국내 의학 드라마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장기 이식을 주제로 삼은데다 조재현 전소민 고경표 등 개성파 배우들이 출연을 결정하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고정훈 역의 조재현이 성추문 미투 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되며 12회에 조기 하차하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스토리는 크게 수정되지 않았다. 뒤의 스토리를 당겨서 연기할 때 크게 힘들지 않았다. 시청자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연기해야 하는 게 나의 의무였다. 무사히 끝까지 잘 마치는 게 목표였다. 스태프 배우들 모두 열심히 촬영을 끝냈다. 우리 드라마 자체가 무거워서 현장 분위기가 밝지는 않았다. 또래 친구들 만나서 연기할 때는 농담 주고받기도 하는데 다들 연기에 집중하느라 크게 분위기가 밝진 않았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놀랐다. 당황했다. 그 이후 많은 대화를 하거나 뵙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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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흔들리진 않았다. 그래도 고등학교 굥부터 시작해서 20대에 계속 활동해오다 보니 단단해진 면이 있나보더라. 내 스스로가 나를 컨트롤 할 수 있더라. 일단 잘 마치고 흔들림 없이 연기 해내야 시청자분들이 우리 드라마를 끝까지 봐주실 테니까 거기에 대한 책임감이 컸다. 내가 흔들리면 다같이 힘들어진다고 생각했다."
조재현은 12회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전소민은 아버지의 장기이식 동의서에 사인하며 오열하는 것으로 '크로스'는 조재현을 떠나보냈다. 이 신에서 전소민의 절절한 오열 연기는 시청자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장면만 놓고 봤을 때 너무 슬펐다. 극을 놓고 봤을 때는 거기에 몰입해서 생각했을 때는 너무 슬퍼서 그렇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코디네이터로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아버지 장기 이식 사인을 한다는 게 마음이 너무 안 좋고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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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큰 이슈라 여배우들을 만나면 사석에서 얘기를 하게 된다. 대부분이 그런 경험이 있다. 모르고 지나갔어도 나중에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애기한다. 잘 견뎌와서 다행이라고 하는 친구들도 많다. 직장 내에서도 옛날부터 고질적으로 내려왔던 일들이다. 직장 다니는 친구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직업을 불문하고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보여지는 직업이라 먼저 이슈가 됐다고 하지만 이걸 통해 어떤 곳에서도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 사실 나도 13년 넘게 이 일을 하면서 어릴 때는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이런 경우구나 하고 떠오르는 일들이 있다. 생각해 보면 옛날부터 고질적으로 있었던 일이다. 아무도 드러낼 수 없었던 일인데 피해자분들이 용기내주셨다. 후배들이 앞으로 일할 때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 나도 어릴 때 간접적으로 상처받은 일이 있다. 피해자분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후배들을 생각하면 너무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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