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법적·사회적 책임 피하지 않겠다"던 故조민기, 죽음으로 택한 도피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3-10 09:25


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법적 사회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던 배우 조민기(향년 54세)가 경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조민기는 지난 9일 오후 4시께 서울 광진구 소재의 오피스텔 지하 1층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조민기의 부인인 메이크업아티스트 김선진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조민기는 오는 12일 충북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전 사회적으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는 사건일 뿐만 아니라 논란이 불거진 이후 조민기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수많은 취재진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상황. 조민기는 이러한 상황에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추측된다.

자신의 행동으로 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던 조민기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줬다. 가족들은 덩그러니 남아 조민기로 인해 야기된 논란과 이로 인해 쏟아지는 날카로운 관심들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조민기의 죽음'이 아니라 '진심 어린 사죄와 죄의 무게만큼의 엄중한 법적 심판'을 기대했던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절대 느끼지 않아도 될 죄책감 까지 느끼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혐의를 부인했던 조민기는 피해자의 폭로가 계속해서 이어지자 전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 측을 통해 "제 잘못에 대하여 법적, 사회적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헌신과 봉사로써 마음의 빚을 갚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법적 사회적 책임을 지고, 헌신과 봉사로 빚을 갚아나고 나가는 일 대신에 모든 고통을 가족과 피해자의 곁에 남겨두고 세상과 등지는 일을 택했다. 자신으로 인해 몇 달, 혹은 몇 년을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수치심과 모멸감으로 괴로워했을 피해자들과 달리, 조민기는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뒤 18일 만에 모든 걸 정리했다. 조민기 사건은 피의자 사망으로 인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한편, 고 조민기의 빈소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 건국대병원 204호에 마련됐다. 현재 빈소는아내 김선진 씨와 딸, 아들이 지키고 있다.

smlee0326@sportschossun.com,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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