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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대한청소년개척단'에 대해 묻혀있던 진실을 파헤쳐보는 시간을 갖는다.
영문도 없이 끌려온 이들은 수용소와 다를 바 없었던 서산의 폐염전에 갇혀 밤낮으로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허기와 고된 노역, 폭력까지 이들은 하루하루 비참함을 견뎌야만 했다. '창살 없는 감옥', 강제 노역 수용소와 같았음에도, "짐승만도 못했던 삶을 견뎌야 했다."던 개척단원들은 50년의 세월 동안 국가에 속고 또 속았다고 말한다. 그들이 겪은 고난과 땅에 대한 진실은 왜 묻혀왔던 것일까?
당시 군사정권은 대한청소년개척단을 부랑아와 깡패, 윤락여성들에 대해 지난 과오를 잊고 국가재건사업에 참여시키는 소위 '인간재생공장'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또한 125쌍의 합동결혼식도 홍보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합동결혼식은 정부에 의한 강제결혼이었고, 모든 개척단원들이 부랑아와 윤락 여성은 아니었다. 수많은 여성들이 속아서 혹은 강제로 잡혀 왔다. 군사 정권의 정책 홍보와 대외적 이미지를 위해 결혼을 강요당했던 20대의 젊은 여성들은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 한 맺힌 한숨만 지을 뿐이다.
하지만 개척단원들이 맨손으로 일군 개척지에서 막 싹이 트기 시작할 때, 정부는 개척단원들에게서 그 땅을 다시 가져갔다. 권리를 되찾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매번 재판에서 국유지라서 줄 수 없다는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의 약속을 믿고 청춘을 바쳐 땅을 일궜지만 또다시 국가는 이들을 외면했다. 개척단원들은 정부의 홍보물로 만들어진 자신들이 또다시 정부에 의해 희생됐다고 주장한다. 군사정권이 만들고 사회가 묵인했던 대한청소년개척단, 이제라도 50년 묵은 하소연에 귀 기울일 수는 없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3일 토요일 밤 11시 15분 방송.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