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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돌아온 '여왕' 김선아가 코믹과 멜로를 오가는 '인생캐'로 다시 한 번 안방을 홀렸다.
절친 미라(예지원 분)의 주선으로 소개팅에 나가게 된 순진은 말로만 듣던 광고 천재, 뇌섹남이 아닌 산악인 뺨치는 장비로 중무장한 진상 무한(감우성 분)과 마주했다. 오랜만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섹시로 차려입은 순진과 프로 산악인 냄새를 풍기는 무한의 의상이 대비를 이룬 가운데 흘러나온 노래는 꿀잼을 증폭시켰다.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를 개사해 김선아가 직접 부른 노래였다. "첫 눈에 난 날 샜다는 걸 알았죠", "나 지금 당장 문 열고 나가도 될까요?"와 같은 발칙한 가사는 노래에도 감정을 고스란히 실은 김선아의 세밀한 연기 덕분에 재미를 더했다. 시크한 표정으로 기러기 아빠를 비둘기 아빠, 양육비를 사육비라고 말하는 순진의 말실수 퍼레이드도 사랑스러운 매력과 코믹 지수를 높였다. "나랑 일곱 번만 해요", "만나서 재수 없었다"는 직설적인 대사에도 퍼석하게 마른 순진의 삶을 입히는 김선아의 연기가 있었기에 종잡을 수 없는 순진의 성격이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2.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가슴 먹먹하게 한 김선아의 처절한 오열
#3. 김선아 새빨간 매력 대폭발! '요망한 로또' 감우성 홀리기 대작전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순진의 무한 유혹 대작전은 웃음을 제대로 저격했다. 순진은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무한의 단골 LP바에 나타났다. 제복에 대한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라는 미라의 조언에 따라 고혹적인 자태로 스타킹을 벗고 야릇한 백허그를 실행에 옮기며 '요망한 로또'를 홀릴 요망한 작전에 돌입했다. 이미 순진이 비행에서 집으로 돌아왔음을 알고 있던 무한의 속내도 모르고 천연덕스럽게 승무원 유니폼과 승무원의 서비스 정신을 어필하는 순진의 행동 하나 하나가 발칙하고 사랑스러웠다. 성숙한 척 하지만 서툴고, 가장 현실적인 속내를 가지고 접근하지만 누구보다 순진한 순진의 매력이 농익은 차별화 된 어른 멜로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4. "당신 탓이 아니에요" 그녀는 잊었던 기억 속 김선아의 상처
무한의 기억 속에는 순진도 잊고 있었던 상처들이 남아있었다. 현재의 순진이 상처를 숨기는 게 익숙하다면 가장 힘들었던 시기인 6년 전 순진은 사소한 행동에도 상처들이 뚝뚝 떨어졌다. 흔들리는 기체 안에서 죽기를 갈망했고, 적막이 감도는 텅 빈 동물원을 찾아 소리 없이 울었다. 그리고 무한은 그런 순진을 조용히 뒤따랐다. 김선아의 공허하고 마른 눈빛이 순진의 상처를 대변했다. 마치 6년 전의 순진과 지금의 순진이 다른 사람이라고 느껴질 정도. 손목을 그은 후 병원에서 눈을 뜬 순진은 무한에게 "당신 탓이 아니에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환청 아니죠?"라고 물었다. 어쩌면 삶의 마지막 문턱에서 한 줄기 희망과도 같았을, 순진이 간절히 듣고 싶었던 말이었을 터. 이런 순진의 섬세한 감정을 떨리는 목소리로, 그렁한 눈빛으로 고스란히 드러내며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코믹부터 깊은 감수성의 멜로까지 다채롭게 오가며 '단짠 연기'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는 김선아. 그동안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통해 쌓아 올린 연기 내공을 발휘하며 또다시 인생캐를 만들었다. 아직은 베일에 감춰진 순진의 사연이 하나씩 드러나고 무한과의 멜로가 진행되면서 더욱 짙은 감성 연기를 펼칠 김선아에 기대가 증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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