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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조재현은 성 추문 논란 이후 과오를 인정, 모든 작품, 위치에서 하차의 입장을 밝힌 뒤 자숙에 돌입했다. 그리고 최일화는 스스로 과거 성추행한 사실을 고백해 충격을 안겼고 더구나 피해자가 성추행이 아닌 성폭행이었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을 키웠다. 반대로 조근현 감독처럼 연달아 터지는 폭로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들도 계속되고 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을 통해 "요즘 문화, 연예계가 살얼음판에 놓인 것 같다. 영화감독들 사이에서는 '모두가 심판대에 올라 서야 할 때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소리다. 다들 휴대전화를 계속 확인하며 자신의 실수를 곱씹는 중이다. 모두가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동안 암암리에 이뤄진 폐단을 '눈 감고 아웅'한 결과다. 좀 더 일찍 이런 사건이 터져 나왔어야 했다. 너무 늦지 않았나 아쉬움도 생긴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충격의 폭로와 어딘가 의뭉스러운 해명, 껍데기뿐인 사과를 반복하고 있는 문화계. 한편으로 대중은 심각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사건의 경중 자체가 너무 큰 사안인 데다 그 범위가 점점 커질수록 피로도는 더욱 커지고 있는 것. 더구나 곽도원, 오달수처럼 실체 없는 피해자로 2차 피해자가 생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미투 캠페인'에 동참한다며 초성을 쓴 폭로 제목으로 네티즌을 낚는 장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미투 캠페인'의 본질을 훼손하는 근거 없는 폭로와 경중을 따지지 않는 분탕질로 보일 수밖에 없다.
또 따른 한 연예 관계자는 "권력을 이용해 약자를 제압하는 폐단은 근거 있는 폭로로 뿌리를 뽑아야 한다. 그동안 눈 감고 귀 닫았던 병폐를 이번 '미투 캠페인'을 통해 모두 정화해야 한다. 다만 이런 의미 있는 움직임이 누군가의 장난으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피해자들의 아픔, 용기와 결단을 생각해 더욱 신중한 '미투 캠페인'의 의식이 필요할 때다. 또한 문화계 성 추문 인식에 대한 기준도 확립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좀 더 깨끗한 문화계로 발전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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