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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다시 한 번 '인생캐'와 함께 돌아온 김선아가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로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첫 만남은 최악이었지만 순진이 두고 간 휴대폰을 무한이 챙겨가면서 인연은 이어졌다. 미라는 이혼 전 재벌 사위였던 무한의 재산을 언급하며 "널 수렁해서 구해줄 로또. 우리 시대의 의인"이라며 재혼을 적극 추천했다. 신용불량자가 된 채 빚에 시달리며 당장의 생계조차 어려운 순진은 철벽남 무한을 향한 작업에 돌입했다. 넘어올 듯 아닐 듯 알쏭달쏭한 무한의 반응에는 이유가 있었다. 순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6년 전 비행기에서, 4년 전 법원 앞에서 무한은 그녀와 만났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욕실 누수로 실랑이를 벌이는 401호 여자와 501호 남자였다. 누수 문제 때문에 경비와 함께 401호에 들어간 무한은 순진의 사진과 승무원 유니폼, 그리고 압류 딱지들을 보며 심상치 않은 인연을 직감했다.
발칙하고 솔직한 안순진의 매력이 첫 회부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시니컬하고 무심한 듯 보이지만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순진의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이 극을 총천연색으로 수놓았다. 무한과의 소개팅에서 '사랑해도 될까요'를 코믹하게 개사해 직접 부르는가 하면 내연녀였던 지민(박시연 분)의 딸에게 '내연녀', '전부인' 등의 단어를 가르치고 무한을 유혹하겠다며 등을 움찔거리는 순진은 현실적이어서 사랑스러웠다. 김선아는 자칫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조차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는 탁월한 감각으로 맛깔스럽게 살렸고 엉뚱한 말실수까지도 쫀쫀한 대사 소화력으로 빚어냈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역대급 매력을 선보인 순진은 오직 김선아만이 가능한 연기의 맛을 제대로 살렸다.
김선아는 첫사랑이었던 남편과 이혼하고 가압류 상태에다가 장기 매매를 생각할 정도로 눈물겨운 순진의 불행을 신파로 표현하는 대신 모든 사람이 느낄법한 보편적인 외로움으로 풀어냈다. 김선아의 섬세한 감성 연기 덕분에 시청자들은 순진을 동정하는 대신 공감했다. "소중한 게 있는 사람이나 신경 쓰는 거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어", "한 번 뿐인 인생 제일 빨리 버리고 싶어", "뭔가를 또 아등바등 하는 거 귀찮다"는 대사 안에 버석하게 메말라버린 순진의 인생을 담아냈다. '내 이름은 김삼순', '여인의 향기', '품위 있는 그녀'에 이르기까지 시청자의 기억 속에 선연하게 아로새겨진 캐릭터를 남길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공감이다. 특별한 상황에 처한 인물에도 현실감을 부여하며 시청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자석 같은 김선아의 힘이 안순진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한편, '키스 먼저 할까요'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SBS에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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