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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신세경♥김래원 좋았는데..종영 '흑기사'가 '망기사'가 된 과정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2-09 09:22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잘 나가더니 고꾸라졌다. '흑기사'가 '망기사'가 되는 것도 한 순간이었다.

쌓이고 쌓이던 시청자들의 불만이 터졌다. 기대작으로 화려하게 출발했던 KBS2 수목드라마 '흑기사'(김인영 극본, 한상우 연출)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집나간 시청자들의 마음은 돌리지 못한 채 종영했다. '흑기사'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13.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얼핏 보면 자체 최고 시청률에 '흑기사'가 다시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찾아온 것 아니냐는 '착각'을 할 수 있지만, '리턴'의 결방 영향도 배제할 수 없으니 '흑기사'가 완벽히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는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초반 '흑기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로맨틱한 남자인 문수호로 변신한 김래원의 연기도 좋았고 그의 사랑을 듬뿍 받는 사랑스러운 정해라(신세경)의 모습도 좋았다. 여기에 악녀인 샤론(서지혜)의 그를 지켜보는 장백희(장미희)의 매력이 더해지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잡아당겼다. 스토리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당겼다. 슬로베니아라는 화려한 배경이 눈을 사로잡았고 이후로는 신비로운 동화처럼 펼쳐지는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시청자들의 의아한 마음을 점차 드러냈다. 메인 커플인 문수호와 정해라의 서사가 극히 줄어들었고 단순 뽀뽀 장면, 포옹 장면 등만 나열되는 것이 의문을 남긴 것. 여기에 모든 스토리는 두 사람을 자신의 손 위에 올려둔 샤론의 성장기처럼 흘러가고 있으니 시청자들 역시 불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이야기도 길을 잃어갔고 산으로 향했다. 별안간 정해라가 괴력을 발휘하거나 문수호가 초능력을 얻게 되고 백희가 죽음을 맞이했으며 샤론은 기억도 잃었다가 갑자기 백발의 노인이 됐다가 하는 기상천외한 스토리가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재연드라마의 대부격인 '서프라이즈'가 롤모델이냐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결국 마지막회가 불을 지폈다. 정해라의 흑기사가 되겠다던 문수호는 이렇다할 위협을 받지 못했던 정해라의 옆을 끝까지 지켜주기는 하는 모습을 보였고 샤론은 백발 노인이 돼 불에 탔지만, 사실상 권선징악 형태가 아닌 '호상'이었다. '이만하면 많이 살다가 고통스럽지 않게 간다'는 그 의미의 '호상'. 문수호는 마치 영생을 얻은 듯 젊음을 유지했다. 여기서 가장 불쌍하고 불행한 것은 장백희와 정해라였다. 갑자기 사망했고 홀로 늙어 죽음을 맞았다.

여기서 남은 것은 배우들의 연기였다. 널을 뛰는 스토리 속에서도 '흑기사'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빛났다. 시청자들 역시 '배우들 때문에 본다'는 말을 달고 있었다. 배우들로 시작해 '의리'로 마지막까지 시청한다는 얘기였다. 김래원의 로맨스 연기는 여전히 훌륭했고 신세경은 '사이다 여주'의 옷을 입고 열연했다. 서지혜 역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을 들었다. 장미희의 연기는 두 말 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훌륭했다. 다만, 캐릭터가 더 많이 살아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어찌됐든 '흑기사'는 마무리 됐다. '흑기사'의 대본이 공개 될 때마다 기자와 얘기를 나눴던 관계자들의 '푸념' 또한 이제는 끝났다. '흑기사'의 후속으로는 '추리의여왕2'가 방송된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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