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욕먹을 용기..'마더' 고정관념 깬 고성희 모성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1-25 10:00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고성희가 드디어 인생 캐릭터를 만난 느낌이다. 데뷔 5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보여주고 있는 고성희다.

고성희는 지난 24일 첫방송 된 tvN 수목드라마 '마더'(정서경 극본, 김철규 윤현기 연출)에서 혜나(허율)의 친엄마인 자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엄마'라고 했을 때 선천적 모성애를 가진 인물을 떠올렸겠지만, 고성희가 하는 연기는 달랐다. 아이를 향해 자신의 삶에 대한 분노를 풀고 학대를 일삼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혜나를 구하는 인물은 친언마가 아닌, 선생님 수진(이보영)이었다는 점에서 '마더'는 기존 드라마들이 가지고 있는 스테리오타입의 인물 설정과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지 않는 파격적인 전개로 시선을 끌었다.

'마더'의 기본 전개는 이렇다. 차가운 감성을 가진 선생님 수진이 엄마에게 버림 받은 8살 여자 아이 혜나를 데리고 먼 곳으로 도망치는 이야기. 고성희는 이 전개 속에서 혜나를 방치하고 학대하는 친엄마 자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혜나를 학대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할 일이었지만, 자영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이 '마더' 속 캐릭터들을 전부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중. 자영은 홀로 혜나를 낳고 기르면서 일말의 행복조차 꿈꿀 수 없는 자신의 불운한 처지를 모두 다 혜나의 탓으로 돌리며 그를 방치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삶과 행복이 우선이라는 것 또한 비뚤어진 현실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고성희는 자신의 딸을 학대하는 자영의 모습을 현명하게 표현했다. 남자친구이자 동거인인 설악(손석구)에게 빠져 그가 떠날까 늘 불안해하고, 설악이 혜나를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도 눈치채고 있지만, 이를 선생님들에게 숨기는 비정한 엄마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단숨에 분노로 몰아넣었다. 급기야는 설악이 혜나에게 립스틱을 바르고 향수를 뿌린 뒤 그의 냄새를 맡는 등의 행동을 하자 분노를 설악이 아닌, 자신의 딸 혜나에게 표출시키는 모습 등은 분노를 일으키는 엄마의 모습을 그림과 동시에 안타까움까지 선사했다.


아직 20대, 결혼도 하지 않은 배우가 엄마 역을 맡는다고 했을 때 시청자들은 의아함을 드러냈다. 극중 이보영이 보여줄 모성애는 이해가 되지만, 오히려 고성희가 보여줄 모성애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고성희는 상식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엄마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당당히 합격점을 받아냈다.

청순한 미모 덕에 그동안 강렬한 역할을 보여주지는 못했던 고성희였다. 그가 다채로운 눈빛과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감정 기복을 가진 자영 역을 선택한 것에는 이유가 있을 터. 불안한 모성애를 간직한 자영을 맡아 파격적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고성희의 앞으로가 더 기대를 모은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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