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오늘(6일) 방송 재개 '화유기', 두 번의 용서는 없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1-06 11:10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지옥 같았던 '화유기'의 일주일이고, 어쩌면 앞으로도 쉽게 떨어지지 않을 꼬리표다. 지금 '화유기'가 처한 상황이 그렇다. 그리고 오늘(6일)부터 '화유기'는 다시 시작된다.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를 방송하는 방송사인 tvN과 제작사인 JS픽쳐스는 지난 5일 오전, 최근 불거진 '화유기'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긴 침묵 후 공개한 입장 전문은 '화유기'가 가지고 있던 문제만큼이나 길고 무거웠지만, 결국 요지는 간략했다. 하나는 '화유기'의 제작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어찌됐든 '화유기'는 오는 6일부터 3회를 정상적으로 방송하겠다는 것이었다. 긴 침묵 후 이어진 입장치고는 내용이 허무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보자면, '화유기'는 분명 기대작이었다. '무려' 군대에서 돌아온 이승기가 복귀 후 첫 작품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이 '화유기'였고, 수많은 히트작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던 차승원이 택한 것도 '화유기'였다. 그리고 오연서, 장광, 이홍기 등의 출연도 화제가 된 바 있고 '홍자매' 홍징은, 홍미란 작가가 대본을 집필한다는 것까지 완벽했다. '최고의 사랑'을 함께 흥행시켰던 박홍균 PD가 또다시 메가폰을 잡는 것 또한 기대 포인트였다.

근데 왜, 갑자기 '화유기'가 문제작이 됐는가 하면. 이제는 너무나 많이 언급해 지칠만한 '역대급 방송사고'가 있었고 지난달 23일에는 천장에서 작업 중이던 스태프가 부실한 목재를 밟아 3.5m 아래로 떨어지며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사고도 있었다. 그리고 그로인해 촬영장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며 tvN은 "최소 일주일 이상의 방송 연기"를 결정한 바 있다. 이게 모두 지난 일주일 사이에 일어난 일이며, 이번 일주일 동안에는 '화유기'를 비롯한 한국 방송 제작 환경을 질타하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의 목소리가 이어진 바 있다. 현재 언론노조는 '화유기'의 제작사인 JS픽쳐스 등을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한 상태다.

'화유기' 측은 침묵을 깨고 5일 오전 공식 입장을 보내왔다. 금주 토요일인 6일부터 '화유기' 3회를 정상적으로 편성하고 재개하겠다는 것과 제작에 참여 중인 배우와 방송 스태프 등을 위해 제작 환경 개선을 노력하겠다는 것. '화유기' 측은 세 가지를 약속했다. 전체 방송 스태프에게 최소 주 1일 이상의 휴식(최대 주 2일)을 보장하겠다는 것과 인력 충원 개념으로 김병수 PD를 투입하겠다는 것, 그리고 CG업체를 늘려 최소 2개 이상의 업체와 함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언론노조 측이 앞서 요구했던 촬영 환경 개선 등에 대한 답변이자 행동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화유기' 측은 지난달 30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자발적으로 현장 세트장의 촬영을 중단한 뒤 내부 안전 재점검을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지적했던 사항 등을 개선했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추가 개선 노력 중이라는 설명도 함께였다. 또 공인 안전관리업체를 통해 안전 컨설팅을 진행하고 세트시설물과 관리시스템을 추가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화유기'의 정상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 '화유기'의 제작사, 방송사, 그리고 스태프와 배우들은 지금도 촬영현장에서 각자의 책임감을 가지고 방송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출연 중인 한 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촬영 현장 분위기가 솔직히 좋을 수 없지만, 배우들은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임하려 노력 중"이라며 "작품이 빨리 정상화 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배우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유기' 측의 공식 입장 발표가 있던 날 드라마의 주인공인 이승기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인 SBS '집사부일체'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화유기' 논란이 있었던 후 주인공이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서는 자리기 때문에 그가 '어떤 얘기를 해줄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됐던 상황. 그러나 행사 현장에서는 해당 질문을 원천적으로 봉쇄 당하며 이승기에게서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 또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몇 차례의 질문 시도가 있었음에도 이승기는 '화유기' 관련 질문에는 마이크를 한 번도 들지 않으며 넘어가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에 아쉬움을 남겼다.


어찌됐든 '화유기'는 A팀급 감독들을 무려 세 명이나 투입하며 전무후무한 '어벤저스급' C팀체제를 꾸리게 됐다. 여기서 연출을 맡은 감독들은 모두 베테랑들로 이후의 사고나 실수는 용납될 수 없는 부분. 특히 역대급 사고를 치며 '한 주의 휴방'이라는 특혜 아닌 특혜까지 누리게 됐던 '화유기' 팀이 더 이상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며 최소한 '사고를 치지 않는'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주목되는 중이다. 이미 한 번의 사고를 친 '화유기'에게 더 이상의 책임감 없는 행동들과 실수들은 용납될 수 없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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