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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개그란 말이 있다. 과거의 유행어나 형태의 말장난인데, 세대차이로 인해 벌어진 간극을 표현하는 단어다. 일종의 언어유희지만 실생활에서 '아재'는 그렇게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 않는다. 과거와 낡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 마법이 등장하는 판타지는 여전히 현역의 위치인데, 무공이 등장하는 무협은 선호 순위에서 점점 밀려나는 추세다.
무협게임은 온라인게임의 시작과 함께 한 장르다. 미르의전설, 영웅문, 천년으로 시작된 무협게임의 인기는 십이지천, 열혈강호 등으로 이어지며 온라인게임의 한 축을 이뤘다. 대규모 쟁은 무협게임의 핵심요소였고, 커뮤니티 기반의 문파는 유저들을 결집시키며 하나로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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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아쉽지만 게임사의 도전은 멈추지 않은 셈이다. 2018년에도 무협게임은 시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넥슨의 천애명월도는 문파와 무협의 기본기에 충실한 온라인게임이다. 화려한 경공과 무공, 그리고 문파는 탄탄한 무협의 특색을 잘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넥슨의 열혈강호M은 정통 무협 장르로 보긴 어렵지만 무협 소재를 횡스크롤에 담았다. 위메이드의 미르 시리즈의 차기작도 2018년 시장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성공을 쉽게 점치긴 어렵지만 무협게임이 꾸준히 등장하는 이유는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협은 판타지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있고 '천하제일'이나 '강호'의 단어에서만 공감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부족한 MMORPG 시장에서 무협게임의 등장은 충분히 환영할만한 일이다. 지금 국내 게임사에서 무협 신작을 개발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인기게임이 한국에 출시되는 정도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쉬운 부분은 있다. 무협의 코드가 다소 올드해 보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무협게임은 마케팅이 30~40대 유저들을 타깃으로 진행되면서 시작부터 제한적인 느낌이 전해진다. 무협이 30~40대가 공감하는 소재일 수 있으나 그렇다고 그들만을 위한 게임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대중적으로 흥행하기 쉽지 않다고 해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유저들이 모여들면 그 안에서 새로운 재미가 나타나고 함께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이 만들어진다.
지스타 2017에서 많은 유저들이 인플루언서들과 공감한 것도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사가 스스로 시장을 한정해서 얽매지 않는다면 여전히 무협도 인기 장르가 될 수 있고, 표현 방식에 따라 시장의 중심에 서지 말란 법은 없다.
게임인사이트 최호경 기자 press@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