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KBS 3년연속 대상 공동수상…김영철X천호진, 납득되는 무게감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1-01 10:12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김영철과 천호진이 2017 KBS 연기대상 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2017년 12월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홀에서 2017 KBS 연기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김영철과 천호진은 각각 '아버지가 이상해'와 '황금빛 내 인생'으로 연기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절절한 부성애로 시청자를 울렸던 김영철은 "17년 전 '궁예'로 큰 사랑 받은 기억이 생생한데 다시 이렇게 큰 영광을 받았다. '아버지가 이상해' 같은 좋은 작품을 만난 덕이다. 6개월 동안 많은 분들에게 큰 살아 받았다. 캐릭터를 잘 살려준 작가, 작품을 현실감 있게 연출해 준 PD와 스태프 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든든하게 응원해 준 김해숙 씨, 든든하고 속 깊었던 민웅 준이, 세 딸 유리 소민이 화영이, 예의바르고 밝고 애교 넘친 식구들과 이 트로피 쪼개서 같이 나눠 갖겠다. 집에서 보고 있을 아내에게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금빛 내 인생'에서 김영철과는 또다른 부성애와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천호진 또한 감동의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는데 감히 이 상을 받으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 같아 받지 않겠다. 세상 모든 부모님에게 주고 싶다. 진심으로 전해드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 여보, 연애할 때 한 약속 지키는데 34년 걸렸다.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 당신만 허락하면 다음 생에 다시 한번 당신과 살아보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KBS는 2015년 '부탁해요 엄마' 고두심 '프로듀사' 김수현, 2016년 '태양의 후예' 송혜교 송중기, 2017년까지 3년 연속 대상 공동수상이라는 이례적인 선택을 했다. 그러나 앞선 공동수상과 달리 이번 공동수상에 대해서는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태양의 후예' 송송 커플의 수상은 작품상과 같은 개념이었고, '부탁해요 엄마' 고두심과 '프로듀사' 김수현의 수상이 연기와 인기 중 하나를 선택하지 못한 결과였다면 이번 김영철과 천호진의 공동 수상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연기 대결 결과였기 때문이다. 두 배우는 부성애와 가장의 무게라는 익숙한 코드를 전혀 다른 모습으로 풀어내며 시청자에게 감동을 선사했고, 이에 보는 이들도 누가 우위를 점한 것인지 판가름하기 어려웠다. 또 작품 자체도 가족극 장르에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역대급 기록을 냈던 만큼, 비교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욱이 김영철과 천호진은 수십년간 안방극장을 책임져 온 관록의 배우들이다. 출연작마다 실패 없는 묵직한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아왔고 시청자들은 이들에 대한 무한 신뢰를 갖게 됐다. 그러나 유난히 상복은 많지 않았다. 김영철은 2000년 '궁예' 이후 17년 만에, 천호진은 1992년 백상예술대상 남자 신인연기상 25년 만에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으면서 감동을 더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이번 공동수상이야 말로 진정한 공동수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받을 만한 사람이 받았다'는 의견이다. 비록 3년 연속 대상 공동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배우 본인의 인기가 아닌 연기력 그 자체로 결정된 결과는 시청자도 납득한다는 걸 보여준 사례로 남게 됐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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