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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오랜시간 보고 들은 유명인(연예인)이 갑자기 '결혼했다'는 사실을 직접 발표했다면 대중의 궁금증은 어디로 향할까.
낸시랭은 앞선 27일, '위한컬렉션 회장'이라고 소개된 왕진진과 서울 용산구청을 찾아 혼인신고를 했다. 그는 이어 SNS에 다정한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고, 이것이 기사화되자 대중은 즉각 그 남편에게 큰 관심을 쏟아냈다.
문제는 낸시랭이 밝힌 남편의 이름 (왕진진, 전준주)으로 인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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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경악하게 한 희대의 조작극. 전씨는 故장자연과 같은 1980년생에, 전라남도 강진에서 태어나 모 공고를 다니다 중퇴한 그는 전과 10범에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1999년 2월 수원 중부경찰서에 처음 구속돼 4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03년 출소 후 3개월 만인 2003년 5월 같은 죄로 구속돼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5월 출소 예정이었으나 교도소에서 교도관을 폭행한 죄(특수공무집행방해)로 15개월을 더 복역했다.
'두개의 이름'이 모두 같은 것이 기가 막힌 우연이라면, 낸시랭은 의혹이 일어난 즉시 해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말을 아꼈고, 결국 파장이 커지자 오늘(29일) 남편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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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진은 이어 "나를 정신이상자, 과대망상증 환자, 사기꾼으로 몰아가면서 내 아내는 그런 남자와 결혼한 여자로 만들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어 故장자연의 편지 원본을 공개하겠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원본 300페이지가 재판부에 보존되어 있다. 당시 세상은 원본도 확인하지 않고 복사본 만으로 떠들었다. 교도소라는 곳은 특성상 (편지 등을) 강제로 뺏어갈 수 도 있고, 파기해 버릴 수 도 있는 곳이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왕진진은 故장자연 사건의 왕진진과 자신이 동일인임을 인정함은 물론 과거 논란을 바로잡겠다며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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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스포츠조선에 "세상의 의심과 억측에 진절머리가 난다. 우리 두 사람의 아름다운 결혼을 근거없는 한쪽의 주장만으로 망쳐놓았다. 변호사를 선임했고, 다음 주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진실을 밝힐 것"이라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수 있는' 진실은 무엇이며 그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故장자연의 편지가 조작이 아닌 친필이라는 점과, 남편이 과거 저지른 범죄와 현재 연루된 사기혐의에 대한 결백 전체를 말하는 것일까. 이미 법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이 명백하게 내린 판결을, 기자회견이라는 공간에서 뒤집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과가 있거나 흠결이 있었던 이와 결혼했다고 해서 그들의 사랑을 폄하할 순 없다. 어쩌면 그 모든 과거까지 품은 낸시랭의 넓은 마음이라면,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겠다'는 공언으로 고인이된 한 여인과 다른 피해자들의 아픈 상처를 다시 상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ssale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