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영원한 휴식=선물"…'황금빛' 천호진, 시청자 울린 국민아빠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7-12-24 04:16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황금빛 내인생' 천호진이 연일 시청자들을 울리는 인생 연기를 펼치고 있다. 평생 아내와 자식들에게 치이는 삶만 살아온 가장의 쓸쓸한 말년이 모두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23일 KBS2 드라마 '황금빛내인생'에서 서태수(천호진)은 자신의 증상이 친구와 어머니가 겪었던 위암과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서태수는 사업이 잘되던 시절 아내와 자식들을 남부럽지 않게 살게 해줬지만, 사업이 망한 뒤 가족들로부터 외면받는 가장으로 살아왔다. 앞서 아내 양미정(김혜옥)은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친딸 바꿔치기(서지안↔서지수)를 하곤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입을 다물도록 강요했고, 대학등록금과 어학연수까지 지원받으며 금융인으로 성장한 큰아들 서지태(이태성)은 이제 자신의 결혼에 걸림돌이 되는 그를 '무능한 아버지'로 치부해왔다. 모든 것이 밝혀진 뒤엔 서지안(신혜선)과 서지수(서은수)의 원망이 아버지에게 집중됐다.

결국 서태수는 아내 및 아들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자신은 원양어선을 타겠다며 '가장 졸업'을 선포한 상태다. 하지만 그는 길에서 각혈을 하거나 졸도하는 모습이 등장하며 건강에 이상이 있음을 암시해왔다.

이날 방송에서 서태수는 아들 서지태와 서지호의 대화를 듣고 절망에 빠진다. 서지호는 "집안 사정 넉넉했으면 대학 갔을 것"이라고 말하고, 서지태는 "너라도 자리잡아라. 형은 아빠엄마 노후 책임지려면 어깨 부러지게 생겼다"고 답했기 때문. 자신이 아들에게 '짐'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다시한번 뼈아프게 되새기게 된 셈이다.

서태수는 씁쓸한 심정으로 친구와 만났지만, 최근 위암을 겪은 친구는 건강검진을 권한다. 명치 통증, 복통, 토혈, 불면 등 친구가 전한 위암 증상은 서태수의 그것과 꼭 같았다. 친구는 "막상 닥치니까 무섭고 살고 싶었다"고 말했지만, 서태수는 위암 발견 2개월만에 돌아가셨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오히려 안도했다.

그는 실성한듯 웃음을 터뜨리다 자선사업 중이던 젊은이로부터 "좋은 일이 있으신가 보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서태수는 "좋은 일이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인가 보다. 휴식을 주시는군요"라고 답해 예고된 죽음을 반갑게 여기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미 명망있는 중견배우였던 천호진은 '황금빛 내인생'을 통해 국민 아빠로 발돋움했다. 천호진은 '아버지가이상해'의 김영철과 함께 KBS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만일 둘 중 한 명이 연기대상을 받는다면, 그야말로 '올해의국민아빠'임을 인증받는 셈이다. 이날 방송 말미 웃는듯 우는듯, 자신의 병명을 짐작한 뒤 허탈하고 슬프게 웃는 천호진의 모습은 가히 '연기대상'에 어울리는 명연이었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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