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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특별출연이었지만 '존재감'은 주연급이었다.
김정남은 경찰 수사를 피해 도피하는 중에도 민주화를 기원하는 동료들의 도움으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상을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영화 속에서 그의 존재와 등장은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해 줄 뿐 아니라 긴장감과 스릴 등 상업영화로서 가져야 할 재미까지 선사한다.
극중 경찰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의지를 꺾기 위해 '김정남 간첩단 사건'을 날조 및 기획 했고 김정남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이에 김정남은 절, 교회 등지에서 몸을 숨기면서 아슬아슬하게 경찰을 따돌리는데, 이는 장면은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 정도로 긴장감이 넘친다.
이는 단연 특별출연임에도 경찰을 피하기 위해 옥상으로 몸을 던지거나 높은 곳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리는 등 아끼지 않은 열연을 보여준 설경구 덕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설경구의 촬영분은 총 5회 차에 불과했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준 존재감과 임팩트 덕분에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 느끼는 설경구의 체감 비중은 5회 차 그 이상이 됐다.
한편, 영화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구를 지켜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등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이 출연했다. 27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영화 '1987'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