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최고의 배우가 최고의 영화를 완성한다.
관객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고르는 가장 큰 기준은 바로 배우다. 어떤 배우가 출연하는지에 따라 영화의 선호도가 결정되고 또 그 배우가 어떤 연기를 보여주냐에 따라 흥행이 결정된다. 올해 한국 영화도 마찬가지다. 올해 개봉된 474편의 영화 속에서 충무로 최고 배우들은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며 1억 100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그렇다면 과연 올해 절대 잊을 수 없는 활약을 보여준 최고의 배우들은 누굴까. 스포츠조선이 꼽아봤다.
'명불허전 국민배우' 송강호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하는 '택시운전사'는 올해 유일한 천만 영화다. 여름 개봉해 무려 1228명을 관객을 모았을 뿐 아니라 민주화운동에 대한 대중의 기억을 환기시켰는데, 이는 주인공 송강호의 힘이 가장 컸다. 극중 송강호는 외국 손님을 태우고 광주를 갔다가 통금 전까지 돌아오면 밀린 월세만큼의 큰 돈인 10만원을 준다는 말을 듣고 길을 나선 택시운전사 만섭 역을 맡아 광주에서의 일을 목격한 후 겪는 동요와 갈등, 마음의 행로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이 작품으로 송강호는 제38회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제26회 부일영화상, 제1회 더 서울 어워즈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또한, 한국갤럽이 조사한 올해를 빛낸 영화배우 1위로 꼽혀 국민배우로서의 변함없는 입지를 보여줬다.
'존재 자체가 브랜드' 마동석
2017년 하반기는 그야말로 마동석 열풍이었다. '한국 영화는 마동석이 나와야 흥행한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 마동석은 자신이 제작 및 주연을 맡은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에서 괴물 형사 마석도 역을 맡아 '오직 마동석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액션과 유머를 보여주며 지난 해 '부산행'으로 몰고온 인기를 뛰어넘는 화제와 이슈를 모았다. 개봉 전 약체로 평가받았던 '범죄도시'가 개봉 후 입소문에 힘 입어 680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청소년불가관람 영화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건 8할이 마동석 덕분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범죄도시' 이후 연이어 개봉한 '부라더'(장유정 감독)에서는 강인했던 '범죄도시' 속 마석도와 180도 다른 우유뷰단하고 철 없는 석봉 역을 맡아 '마블리' '마요미'의 매력까지 보여줬다.
'충무로의 별이 지다' 故김주혁
지난 11월 30일 믿을 수 없는, 믿고 싶지 않은 소식으로 영화계를 비롯한 온 연예계, 그리고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올해 영화 '공조'(김성훈 감독)와 '석조저택 살인사건'(정식·김휘 감독), tvN 드라마 '아르곤'까지 쉼 없이 대중을 만났던 배우 김주혁의 교통사고 사망 소식이었다. 특히 사고가 일어나기 3일 전 열렸던 '제1회 더 서울 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을 많이 받은 후 "연기생활한지 20년이 되는데 영화에서 상을 처음 타본다. 큰 상을 받아 감사하다"며 밝게 웃던 김주혁의 미소가 생생하던 대중에게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고 김주혁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영화계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며 애도를 표했다. "아직 보여줄 연기가 더 많다"던 고인의 유작 '독전'(이해영 감독)과 '흥부'(조근현 감독)은 내년 개봉된다.
'모든 영화 배우의 귀감' 나문희
나문희가 배우 인상 56년 만에 새로운 전성기를 활짝 열어 젖혔다. 그는 9월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극성 맞은 구청 1호 블랙리스트에서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의 산증인까지, 한도 굴곡도 많지만 소녀처럼 사랑스러운 할머니 나옥분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아이 캔 스피크'가 위안부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배우 나문희의 연기 내공 덕분이었다. 이에 나문희는 제2회 더 서울 어워즈를 시작으로 제38회 청룡영화상,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17회 디렉터스컷 시상식, 2017 여성영화인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혹은 올해의 영화인상을 석권하며 후배들 뿐 아니라 같은 연배의 동료 배우들에게도 귀감이 됐다.
'지천명 아이돌' 설경구
설경구가 엑소·워너원 부럽지 않은 '지천명 아이돌'로 등극했다. 올해 5월 개봉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변성현 감독)을 통해서다. 그는 범죄조직의 일인자를 노리는 남자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의 의리와 배신을 그린 액션 영화 '불한당'에서 모든 것을 갖기 위해 불한당이 된 남자 재호 역을 맡아 캐릭터에 완벽 빙의된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번뜩이는 눈빛과 비열해보이면서도 무게감을 갖춘 목소리 톤 등으로 재호의 남성적인 매력을 극대화 시켜 카리스마의 끝을 보여줬고 21살이나 어린 임시완과 묘한 분위기의 브로맨스까지 선보이며 엄청난 여성 팬들을 끌어모았다. 대종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각종 시상식 마다 젊은 배우들을 뛰어넘는 엄청난 팬덤을 이끌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백발백중 흥행 메이커' 유해진
1218만 관객을 동원하며 2017년 흥행 영화 1위에 이름을 올린 '올해 유일 천만 영화'인 '택시운전사', 781만 관객을 동원하며 '택시운전사'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공조'(김성훈 감독), 697만 관객을 동원하며 4위를 차지한 올해 흥행 탑5 영화 중 유일한 코미디 영화 '럭키'(이계벽).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바로 유해진이 출연한다는 점. 유해진은 올해 내놓은 출연작 3편을 모두 '초대박'을 이끌며 최고의 '흥행 메이커'로 우뚝 섰다. '럭키'에서는 극 전체를 이끄는 메인 주인공으로, '공조'에서는 현빈과 함께 투톱으로, '택시운전사'에서는 주연을 빛나게 하는 조연으로, 배역의 크기와 분량에 상관없이 언제나 최고이 연기를 보여줬다. 언론시사회 직후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영화 '1987'(장준환 감독, 27일 개봉)에도 출연, 흥행 연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2년 무명→대세배우' 진선규
진선규는 영화 '범죄도시'에서 악랄하고 살벌한 조선족 조직원 위성락 역을 맡아 보스 장첸(윤계상) 보다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기며 지긋지긋했던 12년 무명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그는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유해진, 배성우, 김희원, 김대명 등 쟁쟁한 배우들을 누르고 조연상 트로피를 받은 후 눈물을 펑펑 쏟아 눈길을 끌었다.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면서도 재치 넘치는 수상소감까지 남기며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했다. 위성락' 혹은 '범죄도시 걔'로 불리던 진선규는 청룡영화상 이후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 세글자를 확실히 각인시켰을 뿐 아니라 자신에게 쏟아지는 엄청난 충무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올해의 발견' 최희서
괴물같은 신인이 나타났다. 영화 '박열'(이준익 감독)에서 박열(이제훈)의 연인이자 동지 카네코 후미코 역을 맡아 타이틀롤 보다 더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계 관계자들과 영화팬드을 놀라게 했던 최희서다. 영화 속에서 그는 투쟁하는 투사의 얼굴부터 박열을 사랑하고 또 그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여인의 얼굴까지 완벽히 보여주며 '가네코 후미코의 환생'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대종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 디렉커스컷 시상식, 더 서울 어워즈 등 모든 시상식의 신인상을 싹쓸이 했고 대종상에서는 신인으로서 이례쩍으로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함께 받아 눈길을 끌었다.
smlee0326@sportschsoun.com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