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김윤석 "'탁! 치니 억!', 읊으면서도 황당해 헛웃음 나와"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12-14 13:4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윤석(49)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는 대사를 말하면서도 헛웃음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휴먼 영화 '1987'(장준환 감독, 우정필름 제작)에서 박종철(여진구) 고문치사사건의 은폐를 지시하는 대공수사처 박처원 처장을 연기한 김윤석. 그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영화 '타짜'(06, 최동훈 감독) '추격자'(08, 나홍진 감독) '황해'(10, 나홍진 감독) '해무'(14, 심성보 감독)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13, 장준환 감독) '검은 사제들'(15, 장재현 감독) '남한산성'(17, 황동혁 감독) 등 독보적인 캐릭터로 작품을 이끈 김윤석. 그가 '남한산성' 이후 올해 두 번째 작품인 '1987'을 통해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 눈길을 끈다.

'1987'에서 투박하면서도 서늘한 평안도 사투리, 살기 가득한 매서운 눈빛으로 박 처장을 소화한 김윤석은 사선에 함께 선 부하들을 아버지처럼 품다가도 목적에 어긋나는 대상을 향해 가차 없는 응징을 지시하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과시한다. 분노와 차가운 이성을 오가는 연기력으로 폭력의 시대, 그 맨 앞자리에 있었던 인물의 초상을 완성하며 '1987'을 이끈다.

특히 극 중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는 대사로 깊은 인상을 남긴 김윤석은 "사실 그 시대에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는 말은 유행어가 되기도 할 정도였다. 아이러니한 상황이지 않나. 그랬던 이 대사를 내 입으로 뱉을 줄 생각도 못했다. 솔직히 이 장면을 찍을 때는 정말 많이 웃었다. 비극적인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너무 유치하고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서 헛웃음이 나오더라. 아이러니한 상황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곱씹었다.

이어 "당시엔 모든 사람들이 '이게 말이돼?'라는 생각이었다.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사실 소위 말하는 골수 운동권이 아니어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위대에 참석을 안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의 대부분 데모하던 시위대에 함께 참석했던 시대였다. 그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배우들도 최루탄 냄새를 맡고 자랐다. 대자보를 골수 운동권만 쓰는 게 아니었다.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같이 와서 쓰고 그랬다. 굉장한 사명감을 띄고 하는 것은 아니었다. 모두의 분위기였다. 모이면 집회를 하니까 휴고도 많았다. 학교 밑에 모여서 막걸리나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시위대에 가담도 했다. 뜨거움이라기 보다는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 예민해있었던 때다. 그때의 분위기와 지금의 촛불 분위기가 미묘하게 연관성을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그리고 강동원, 설경구, 여진구가 가세했고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카멜리아'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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