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 10년 숙성한 상상력X현실감...韓첩보 신기원 연 '강철비'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12-13 16:1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양우석 감독의 상상력과 리얼한 연출을 기반, 정우성·곽도원이라는 명배우들의 찰떡 케미스트리를 양념 삼아 적절히 버무린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가 탄생했다. 한국영화에서 처음 핵전쟁을 소재로 남북 정예 요원들이 공조를 펼쳐낸 '강철비'(양우석 감독,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제작). 한국형 첩보 액션물에 신기원이 열렸다.

'강철비'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의 최고 권력자가 남한으로 긴급히 넘어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블록버스터다. 인기웹툰 '스틸레인'을 영화화한 웹툰 원작 작품이며 2017년 마지막 스크린을 달굴 빅3 라인업 중 가장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기대작이다.

앞서 올겨울 빅3는 NEW가 투자·배급하는 '강철비'를 시작으로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판타지 액션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1', 김용화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 그리고 CJ엔터테인먼트의 휴먼 영화 '1987'(장준환 감독, 우정필름 제작) 등으로 구성됐다.

애초 '강철비'는 '신과함께1'과 함께 오는 20일 개봉일을 염두에 뒀지만 고심 끝에 한 주 앞당겨 오는 14일 개봉일을 확정한 바 있다. 지난 11일 열린 '강철비'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기 전만 해도 골리앗이었던 '신과함께1'을 피하려는 움직임으로 예상됐지만 알고 보니 개봉일 변경은 '강철비'의 자신감이었다. 기선제압을 초강수로 내민 '강철비'의 무기였던 것.


2011년 5월부터 12월까지 연재된 인기 웹툰 '스틸레인'은 '변호인'(13)으로 데뷔하기 전 웹툰 작가로 활동했던 양 감독이 직접 글을 쓰고 제피가루 작가가 그렸다. 3차 정상회담을 준비 중이던 상황에서 북한 인근 인민군 간의 무력충돌이 발생하고 여기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정보까지 가세하며 심상치 않은 정세가 되자 한미 양국이 북한 국부의 강경파를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우겠다 나서는 내용을 그린 '스틸레인'은 마치 현실을 예측한 듯한 리얼한 스토리로 눈길을 끌었다. 북한 김정일의 사망을 예측한 '스틸레인'은 조회수 1000만을 돌파하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강철비'는 한반도 정세를 예측한 '스틸레인'을 근간으로 양우석 감독이 두 번째로 내놓은 야심작이다. 양 감독은 핵전쟁이란 소재를 다루면서 대한민국의 현재, 미래를 리얼하게 표현한 것은 물론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줬다. 10년에 걸친 꾸준한 자료조사와 축적된 정치적·군사적 배경지식 덕에 '강철비'의 스토리는 더욱 힘을 받아 관객을 강하게 빨아들인다. '변호인'으로 숨겨진 연출 실력을 드러낸 그는 '강철비'를 통해 기발한 상상력을 과시, 명실상부 충무로의 미래를 이끌 감독임을 입증했다.


탄탄한 시나리오 덕분인지 주연을 맡은 정우성과 곽도원 또한 영화에 적절히 녹아든 인생 연기를 펼쳤다.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를 연기한 정우성은 몸을 아끼지 않는 강도 높은 액션 연기로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하며 오락영화로서 균형을 맞췄다. 데뷔 이래 첫 평양 사투리를 시도며 엄철우라는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또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곽철우 역의 곽도원은 특유의 유들유들함으로 인간미를 끌어올렸다. 선·악을 넘나드는 팔방미인 곽도원은 묵직하고 진지한 '강철비'에 웃음이라는 단비를 내리는 적재적소 캐릭터를 소화했다. 특히 이번 '강철비'에서 곽도원은 햄버거, 비빔국수 등으로 치명적인 먹방을 선보인다. 먹방의 패러다임을 세운 하정우를 위협할 강력한 신흥 먹방 배우가 탄생한 것.

이밖에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배우는 '신 스틸러' 조우진과 '실력파 신예' 원진아. '내부자들'(15, 우민호 감독)에서 조상무로 눈도장을 찍은 조우진은 '내부자들'과 결이 다른 악의 축으로 변신해 섬뜩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북한 암살 요원 최명록을 연기한 조우진. 엄철우와 끝장 액션을 펼친 그의 두 번째 인생 캐릭터가 탄생한 셈. 북한 개성공단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소녀 역의 원진아는 영화에서 큰 비중은 아니지만 북한 내 소녀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냈다. '충무로 유망주'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는다.


12월 대전 첫 포문을 완벽하게 연 '강철비'. '신과함께1' '1987'과 비교해 사실상 약체로 구분됐던 '강철비'였지만 알고 보니 강력한 최강체로 관객을 찾을 전망. 강력한 메시지, 배우들의 꿀케미로 무장한 '강철비'가 2017년 마지막 스크린에서 어떤 신기록을 세울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강철비'는 정우성, 곽도원, 김갑수, 김의성, 이경영, 조우진, 정원중, 김명곤, 박은혜, 김지호, 원진아, 장현성 등이 가세했고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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