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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고백부부' 속 장나라의 돌아온 스물이 그 어떤 청춘보다 예쁘다.
일상에 치이고 현실에 좌절하는 현대인들은 때때로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가지고 있는 연륜을 가지고 젊었을 때로 돌아간다면 지금처럼 살지는 않을 텐데. 마진주가 청춘들 사이에서 빛나는 이유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청춘의 낭만을, 그리고 사람 귀한지를.
18년전으로 돌아온 첫날 진주를 가장 놀라게 만든 것은 엄마 고은숙(김미경 분)의 존재였다. 2017년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엄마가 그리워 마지않았던 모습으로 서있었던 것. 이에 진주는 엄마 껌딱지가 되어 하루 종일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다 큰 처자가 엄마의 옆에서 자겠다고 응석을 부리고, 설거지를 도맡고, 심부름도 나서서 한다. '부모님 살아 생전에 효도해야 한다'는 것은 뻔한 이야기이지만 이를 지키기란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뒤늦게나마 '효녀'가 된 진주의 모습은 애잔하고 또 대견해서 예쁘다.
그런가 하면 18년 전 자신에게 "연애하자"며 고백했던 정남길(장기용 분)을 "선배한테 냄새나요"라는 독설과 함께 차버린 '도도의 끝판왕' 진주는 아이를 기르면서 사람 귀한 줄 아는 '엄마의 마음'을 갖게 됐다. 이에 다시 스무 살이 된 진주는 자신 때문에 발목을 삔 남길을 위해 얼음 주머니를 만들어서 건네는가 하면, 만취 한 상태에서도 절친인 천설(조혜정 분)의 귀가 길을 먼저 챙기는 모습을 보인다.
세상의 중심이 자기였던 스무 살보다 타인에게 눈을 돌릴 줄 아는 따뜻함을 품은 진주가 감동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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