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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언더독의 반란'이었다. 이번 '쇼미더머니6'는 쟁쟁한 라인업을 자랑 하는 '역대급' 시즌이었기에, 이들의 활약은 반드시 필요했다. 비교적 인지도가 낮고,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던 이들이 선사하는 센세이션은 묘한 쾌감을 일으키며 보는 맛을 제대로 더하기 때문. '인맥힙합' 논란을 깬 것도, 뻔히 예상되는 그림을 화끈하게 뒤집는 반전을 선사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었다.
꾸준히 노력하고 도전한 끝에 가치를 인정 받았고, 방송이 끝난 이후에는 타이거 JK가 수장으로 있는 필굿뮤직과 전속 계약을 맺고, 19일 데뷔곡 '거울'을 발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여러 모로 기대가 높다. 세미파이널을 앞두고 경쟁했던 우원재와 호흡을 맞췄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인 포인트. 두 사람은 같은 아픔을 겪었고, 이를 음악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는 것과 깊이 있는 가사로 깊은 맛을 낸다는 공통점이 있어 흥미로운 '케미스트리'가 만들어진 바다.
- '쇼미6'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음..프로그램 끝난 지는 거의 한 달 정도 된 거 같아요. 이후로는 사무실 나가서 작업만 했던 거 같아요. 의무적인 것은 아니고 작업을 하고 싶어서 거의 매일 나가고 있어요. 지금 보여줄 때인 거 같아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또 '쇼미' 콘서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함께 출연했던 래퍼들 만나고..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쇼미6'에는 어떻게 지원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여기에 나가면 사람들이 내 음악을 많이 들어줄 거 같아서.. 그게 가장 컸던 거 같아요.사실 작년, 재작년에 지원했다가 떨어졌어요. 목걸이 미션인 1차에서 그냥 떨어졌었죠. 그런데 그것만 넘으면 다음 것은 자신 있었어요. 이번에도 '1차만 넘기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던 거 같아요. 아무래도 비트가 있어야 좀 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 방송 이후 달라진 점은 없었나요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신다는 점인 거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작업하게 되는 것도 있는 거 같아요."
-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보이비와 대결에서 승..예상했나요?
"보이비 형에게 상대로 선택됐을 때 당연히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저보다 훨씬 선배고 오래하셨고, 잘 하시는 걸 알기 때문에...대결 전에 설문조사를 했는데, 래퍼들을 두고 '이길 수 있다/없다'를 선택하는 거였어요. 귀찮아서 다 체크를 했는데, 상대방 선택 때 전광판으로 띄우더라고요. 그럴게 쓰일지 몰랐는데...엄청 후회했었죠."
"이겼을 땐 정말 실감이 안 났고, 집에 가면서 실감이 나더라고요. 이길 거라고 1도 기대 안 했거든요. 보이비 형이랑 하니까 방송에는 나가겠구나 하는 정도였죠. 최대한 비기기라도 하면 랩을 한 번 더 할 수 있고 방송에는 두 번 나가니까 그렇게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어요."
- 방송 하면서 가까워진 래퍼들이 있다면
"음..사실 생각 나는 건 팀(피타입, 우원재, 매니악, 에이솔) 밖에 없는 거 같아요. 다 친해진 거 같고..여전히 팀 멤버들이랑 연락하고 지내고 있는데, 다들 되게 바빠졌어요. 방송하면서 주노플로랑도 가까워졌어요."
- 어떤 점이 아쉬웠나요.
"탈락은 정말 너무 아쉬웠어요. 계속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조금씩 올라갈수록 욕심이 나더라고요. 다른 것은 괜찮은데 준비한 무대를 보여주지 못한 게 가장 아쉽죠."
"매 라운드마다 떨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고 했었는데..정신 차려 보니까 본선무대를 준비하고 있더라고요. 그 때 처음 욕심이 났어요. 그때 처음으로 칭찬을 많이 받았거든요. 프로듀서 형들이 특히나 더 칭찬을 해줬어요. 형들이 원재와 저를 두고 쉽게 선택을 못하면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좋았어요. 그만큼 잘 보여준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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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는 아쉬움이 커서 '다시 나가서 더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일단은 내 음악에 집중을 해야할 거 같고, 만약 다음 시즌이 있다면 그 때 가서 생각을 해봐야 할 거 같아요."
-랩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 23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거 같아요. 중학교 때부터 별명은 '래퍼'였어요. 친구들이 그렇게 불렀죠. 워낙 랩을 많이 하고 다녔어요. 당시에는 드렁큰타이거와 MC스나이퍼의 음악을 듣고 따라했었고, 그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아요. 드렁큰타이거 앨범에 완전히 꽂혀있었어요. 친구들끼리 노래방가서 부르고..하하.."
- 23살 때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가요?
"21살 때 공황장애 우울증 그런 것이 심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삼일에 한 번씩 응급실에 실려갔었어요. 그 당시에는 왜 아픈지 몰랐어요. 그게 공황장애인지도 몰랐죠. 6개월 정도 그렇게 하다가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음악을 많이 들었고..(래퍼들이)내 상황이랑 대비되는 삶을 살고 있는 거 같아서 그게 너무 멋있어 보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살기 위해) 이 길로 나섰죠.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거 같아요. 삶이 송두리째 바뀐 거죠."
- 그 전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운동을 워낙 좋아했었고, 엄청 열심히 했었어요. 한체대(한국체육대학교)에 입시 체육으로 들어갔고, 아프기 전까지 운동만 했던 거 같아요. 지금은 학점을 다 채워놓고 졸업을 못한 상태죠. 정말 갑자기 아팠어요. 21살..날짜도 기억해요 4월 17일. 이후로 한달 동안 아픈 것이 반복되니까 정말 힘들더라고요. 온몸이 굳고 점점 심장까지 굳어오는 기분이었어요. 지금은 많이 회복됐는데, 사실 이게 만성이라서 완치는 어려운 거 같아요."
- 집에서 음악 하는 것에 대한 반대는 없었나요?
" 집에서는 오히려 음악 하면서 서포트를 엄청 많이 해주셨어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일단 밖으로 내보내고 사람답게 생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셨나봐요. 저의 앞날보다 당장의 건강이 중요하다 생각하셨고. (음악으로 아픔을 극복하고 있는) 상활을 아시니까 서포트를 해주셨던 거 같아요."
- 래퍼의 길을 택하고 어떻게 준비를 해왔나요
"힙합에 관련된 다큐 같은 거, 유튜브나 페이스북으로 정보를 많이 찾았어요. 그리고 래퍼들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아마추어 언더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살펴봤죠. 믹스테이프을 만들고 작업을 하고 그 걸 들고 어디든 다 간 거 같아요. 랩 하는 사람 있으면 메일이나 페이스북 메시지로 제 음악들을 보내고..또 래퍼들끼리 돈을 모아서 조그마한 공연장 빌리고 사람들 초대해서 공연도 하고..그렇게 계속 했었죠. 할 수 있는 공연은 다 했던 거 같아요. 혹가다가 입소문이 나면서 공연도 규모도 커지고 그런 찰나에 쇼미에 나가게 된 거예요."
"요즘에는 저에게 메시지나 메일로 믹스테잎을 보내고 조언을 구하는 친구들도 많아졌어요.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고, 간절함을 알기 때문에 무조건 피드백을 주고 있습니다."
- 신곡 작업 우원재와 호흡한 이유가 있나요?
"'쇼미'에서 같은 팀이기도 했고..원재랑 이야기 하다 보니까 공감되는 게 너무 많아서 제 속 얘기를 했는데 비슷한 경험을 했더라고요. 21살 때부터 아팠고 증상도 비슷해서 서로 위로를 하고 의지를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제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담아보고 싶었는데, 원재랑 공감 했던 부분이 많아서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이런 느낌의 비트가 있는데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 했고, 서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고,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거울'은 그렇게 탄생한 곡이에요. 당시에는 '쇼미'에 집중해야 하니까. 틀만 잡아놓고 끝나고 작업을 했어요. 가사하고 레코딩 하는 거는 얼마 안 걸렸는데, 저한테 너무 의미 있는 곡이고 데뷔 싱글이기도 하고...처음으로 숨겼던 아픔과 그런 것들에 대해 진실되게 이야기하는 거라서 욕심이 엄청 났어요. 그래서 후반 작업이 오래 걸렸던 거 같아요."
- 우원재, 결승까지 갈 줄 알았나.
"분위기라는 게 큰 거 같은데 원재는 그런 면에서 독보적이었던 거 같아요. 갈 줄 알았어요. 2차 때 미션 때 래퍼들이 다 같이 모여서 스크린으로 원재의 무대를 보는데 다들 '와우, 저게 뭐야' 했던 거 같아요. 집에 가면서도 생각나는 사람이 걔 밖에 없더라고요. 뒤로 갈수록 여러 스타일을 소화하는 모습도 보여줬고, 사적으로도 보면 사람들이 홀리는 매력이 있는 친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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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JK팀 가고 싶었어요. 어린시절부터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었고, 무엇보다 제 스타일을 잘 프로듀싱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 같아요, 물론 다른 팀의 프로듀서분들도 훌륭하시도 프로듀싱을 잘 해주시겠지만 그 것을 제가 소화를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다른 팀이 부럽거나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우리 팀이 쇼미에서 가장 좋았던 팀이라고 생각해요"
-JK팀은 수어사이드스쿼드 느낌으로 그려지면서 어두워 보였는데..
"그런가요? 전혀 어둡지 않았어요. 서로 이야기도 많이 하고 분위기도 좋았고, 완전 끈끈했는데..그 때 당시 저희 팀 멤버들은 (인지도면에서)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다른 팀들은 요즘에 '핫' 한 친구들이었고..사실 저희는 '쟤네는 안 뽑히겠지' 그런 래퍼들로 구성됐던 거 같아요. JK 프로듀서님도 그런 기류를 알기 때문에 저희로 팀을 만들어서 멋있게 보여주고 반전을 만들자는 생각이 있으셨던 거 같아요."
-JK와 1차 미션 때 첫 만남, 긴장 많이 됐을 거 같아요.
"맞아요. 1차 때 너무 긴장하고 무섭고 긴장하고 그랬어요. 그 전에 떨어졌던 트라우마가 있었고, 제가 워낙 어렸을 때부터 우상처럼 바라보던 분이 바로 앞에서 심사를 하니까...정신차려 보니까 제가 랩을 다 마쳤더라고요. 한 것도 기억이 전혀 안 나요. 당시 JK형님이 랩을 듣고 한 두 걸음 지나쳐 가다가 뒤쪽으로 목걸이를 슥 주셨는데, 그 1~2초가 1~2분처럼 느껴졌었어요."
-'쇼미'가 끝나고는 JK의 필굿 뮤직과 계약..성공했네요.
"하하. 그렇죠. '거울'은 필굿에 들어가서 나오는 첫 곡인데 이런 작업을 처음해봤어요. 그동안 혼자 해서 내고 그랬는데 말도 안 되게 많이 배운 거 같아요. (타이거JK 대표는) 제가 혼자 고민하는 걸 알고 먼저 '이렇게 하는게 어떨까' 아이디어를 계속 주시고 자신의 곡처럼 신경 써주셨어요. 모든 아티스트들이 그렇게 해주셨는데, '이래서 음악적인 가족들이 필요하구나' 하고 느꼈던 거 같아요."
- 그런 것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에 영향을 주지는 않나요
"JK형님의 모토는 '하고 싶은 음악을 해야한다'는 것인데...오히려 제가 가진 것들이나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극대화 시켜주시고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주시는 거 같아요. 음악을 만드는데 있어서 욕심은 큰데 많이 부족한 거 같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 블랙나인에게 있어서 JK는 워낙 우상이었고, 존경하는 래퍼였는데..대하기가 어렵진 않나요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고, 그런데 지금은 맨날 같이 있고 만나고, 보니까 그런 것은 없어진 거 같아요. 편하고 친근하게 대해주시기도 하고요."
-앞으로 보여줄 음악적인 색깔에 대한 고민도 많을 거 같아요
"엄청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사실 전 힙합만 듣는 게 아니고 락음악도 좋아고 헤비메탈도 정말 좋아하거든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은 음악은 다 좋아해요. 지금은 조금 어두운 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건 저의 그런 상황이 투영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변하면 음악도 저절로 변할테고, 굳이 인위적으로 다른 색깔을 내려고 하고 그러진 않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거울'이라는 곡은 제가 처음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중에 내는 첫 곡이에요. 음악으로 받았던 위로를 다시 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요. 위로로 돌려 드리고 싶다는 그런 마음입니다. 작은 선물이 됐으면, 힘들고 어려운 분이 계시다면 저의 음악이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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