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최민식 "영화마다 '다르게 보여야 한다'는 집착·강박 없다"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10-26 10:5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연기 귀신' 최민식이 '세상을 다 가진 남자' 인태산으로 돌아왔다.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침묵'(정지우 감독, 용필름 제작). 극중 세상 모든 걸 가진 듯 보였지만 어느 날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 임태산 역을 맡은 최민식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악마는 보았다'(2010, 김지운 감독)의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 윤종빈 감독)의 비리 공무원,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최고 스코어인 1761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2014, 윤종빈 감독)의 이순신 장군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력은 물론 흥행력을 인정받은 '연기 귀신' 최민식. 그가 '해피엔드' 이후 김지우 감독과 18년 만에 조우한 영화 '침묵'을 통해 세상을 다 가진 남자 임태산으로 돌아온다.

임태산은 부, 명예, 권력, 사랑까지 세상이 바라는 모든 성공을 손에 쥔 남자로 돈이 짐심이라 믿으며 실패란 모른 채 지금까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삶은 살아온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약혼녀 유나(이하늬)가 죽고,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하나 뿐인 딸 미라(이수경)이 지목되자 일생일대의 큰 위기를 맞게 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건을 ?기 시작한다.

이날 최민식은 원작 영화 '침묵의 목격자'와 '침묵'의 차이점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의 시작을 열었다.
"원작인 중국영화를 봤을 때 우리가 어떤 식으로 각색해야할지 방향이 같았다. 지금 완성된 완성본으로 가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부모 자식관의 관계, 정신없이 살아왔던 기업인이 느즈막히 찾아온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각색하자고 했다. 법정스릴러서의 장르적 재미가 조금 결여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영화의 가치가 스릴러적 재미를 품고 갈 것이냐, 아니면 그렇게 가는 듯 하다가 결과적으로 우리가 던지는 메시지의 휴머니티를 갈 것이냐 라는 고민도 했다. 우리는 아버지와 딸, 아버지와 여인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승화시키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이어 그는 19년 만에 조우한 정지우 감독에 대해 "나이 50대 먹은 친구한테 이런 말하긴 그렇지만 되게 귀엽게 생겼다. 중국 인형처럼"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정지우 감독은 자기 영화 논리와 색깔이 뚜렷하다. 배우 입장에서 자신의 영화의 언어를 가지고 영화라는 매체로 어떻게 대중과 소통하느냐의 주관이 뚜렷한 감독을 만나는 게 소중하다. 설악산의 울산 바위처럼 그런 신념이 버티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이 중국 영화를 어떻게 바꿀가 궁금했다"고 덧붙였다.

최민식은 올해 초 개봉했던 영화 '특별시민' 속 캐릭터와 이번 캐릭터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특별시민'에서 최민식은 '침묵'처럼 권력과 돈을 가진 인물을 연기한 바 있다.
"사실 캐릭터에 공통점 같은 것에 대한 고민은 안했다. 이야기와 감성이 다른 영화다. 난 거기에 몸을 맡길 뿐이다. 뭔가 다르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 더 관심을 갖고 집착을 하다기 보다는 이야기와 다른 감성에 집착을 해야 자연스럽게 다르게 보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르게 보여야만 한다는 강박은 없었다.

자연스럽게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외형적으로 프레임을 바꾸겠다는 집착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침묵'은 페이크가 주를 이룬다. 많은 걸 감춰야 하고 관객들조차도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할까라고 궁금해 한다. 저 속물 같은 사람의 속에 뭐가 있을까 생각할 거다. 그렇게 뭔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게 임태산이었다."


한편, '침묵'은 '해피엔드'(1999) '사랑니'(2005) '은교'(2012)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조한철, 이수경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월 2일 개봉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CJ엔터테인먼트

'필살픽 줄줄이 적중' 농구도 역시 마감직전토토!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