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수목극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국민 원수'를 탄생시켰다. 변호사 이유범(이상엽)이다.
이유범은 겉보기에는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완벽남이다. 검사 시절엔 검찰총장 표장까지 받았을 정도로 유능했고, 현재는 수임료 비싼 형사전문 변호사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캐릭터의 행보를 살펴보면 악마에 가깝다. 과거에는 오토바이 사고를 내고 그 죄를 정재찬(이종석)에게 뒤집어 씌웠고, 정재찬의 예지몽 속에서는 교통 사고로 사람을 죽이고도 남홍주(배수지)를 범인으로 만들어 남홍주를 자살에 이르게 했다. 박소윤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 했고, 동생을 죽인 치킨집 사장(강기영)의 변호를 맡는 등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는 밑바닥 인성을 보여줬다.
25일 방송된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도 이유범의 악마 본성은 살아났다. 이유범은 정재찬이 부실조사로 도학영(백성현)을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도학영의 과거는 물론, 정재찬의 신상까지 털리는 등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남홍주와 정재찬은 포기하지 않고 증거를 찾았다. 두 사람은 유수경 선수 집에 있는 로봇 청소기에서 혈흔을 발견, 도학영의 무죄를 입증하려 했다. 또 남홍주는 도학영과의 인터뷰까지 강행, 유수경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했다. 그러나 이유점은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유수경 부친에게 도학영의 친구인 한우탁(정해인)과 정재찬이 친분이 있다는 걸 폭로, 친분 수사로 꾸몄다. 이에 분노한 유수경의 부친은 정재찬을 총으로 쐈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휩싸인 유가족에게는 살인 용의자가 풀려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 현실일 수밖에 없다. 이런 유가족의 비통함마저 악용해 자신의 잇속을 채우려는 이유범의 파렴치한 면모에 시청자는 분노했다.
무엇보다 이상엽의 연기 변신이 인상적이었다. 이상엽은 데뷔작 '행복한 여자'를 시작으로 '대왕세종'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청담동 살아요' 등 주로 착하고 반듯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람 좋은 미소 뒤에 비열한 얼굴을 감춘 싸이코패스 변호사로 임팩트 있는 악역 연기를 펼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것. "이상엽은 새로운 시도를 했다. 본인이 해보지 않은 것들에 도전한 만큼 잘됐으면 좋겠다"던 오충환PD의 소원이 이뤄진 셈이다.
싸이코패스 같은 이유범의 악행은 대체 언제쯤 끝날까. '국민 원수'가 된 이유범의 행적에 관심이 쏠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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