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언니는' 오윤아 "막장 드라마? 완성도 높아 놀랐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10-25 11:18 | 최종수정 2017-10-25 12:1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토요극 '언니는 살아있다'를 마친 배우 오윤아를 만났다.

'언니는 살아있다'는 한날 한시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잃은 세 여자의 자립 갱생기와 사랑과 우정을 그린 드라마다. 오윤아는 극중 김은향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은향은 완벽한 남편 추태수(박광현)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아이를 키우는 행복한 주부였다. 그러나 추태수는 구세경(손여은)과 불륜을 저질렀고, 그 때문에 딸을 잃으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후 구세경에게 복수하고자 그의 남편 조환승(송종호)을 유혹하고 아들까지 빼앗으려 했지만,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괴로워한다. 그러다 구세경이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고 속죄의 삶을 사는 걸 보고 그를 용서한다. 파란만장한 캐릭터의 서사로 감정선의 낙폭이 컸지만 오윤아는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캐릭터를 완성해 나갔다. 전에 볼 수 없던 지략 플레이로 짜릿한 복수에 성공하기도 했고, 송종호와의 멜로라인부터 손여은과의 워맨스까지 착실히 채워나가며 시청자 호평을 이끌어냈다.

"아직도 아이가 죽었던 신이 생각난다. 처음 찍었던 신인데 너무 힘들었다. 지금도 울컥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보니 더 그랬다. 상 당해서 아이를 바라보는 신 등은 정말 힘들었다. 너무 지쳤다. 아침부터 밤까지 장례식장에서 울었는데 진짜 힘들더라. 그런 감정이 진짜로 느껴졌다."


그렇다면 실제 오윤아였다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사실 나도 딱 은향이었을 거서 같다. 죽이고 싶다가 마지막에는 애증이 되더라. 남편이었고 아이 아빠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며 죽이고 싶던 마음이 측은지심으로 변하는 시점이 오더라. 그러면서 복수를 포기하게 되자 불쌍하고 한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사람을 왜 사랑했을까 하는 후회도 있을 거다. 박광현 오빠가 그런 걸 잘 이해하고 받아주시더라. 나 같아도 그랬을 것 같다. 복수라는 게 사실 내 마음이 편하지 않은 일이다. 내가 나가떨어졌을 것 같다. 결국에는 죄는 받게해야겠지만 제일 애증이 가는 사람일 것 같다.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아이를 살해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박광현 오빠가 너무 웃겼다. 너무 잘해줬다. 태수 오빠 때문에 지루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잘 살아난 것 같다.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끌어나갔던 것 같다. 마지막에 톤을 바꿔줘서 재미를 준 것 같다."

송종호와는 복수 멜로를 그려내기도 했다. 복수를 위해 그를 이용하려 하지만 심성이 고운 조환승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김은향은 끊임없이 갈등하고 괴로워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쉬운 게 없었던 것 같다. 종호 오빠와의 멜로도 힘들었다. 중간에 내가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진심이 아닌 걸로 접근했는데 순간순간 진심이들어가는 포인트가 잘 설명이 될까 하는 걱정을 했다. 나는 연기하면서도 무리가 있지 않을까 걱정하긴 했었다. 거북해하시는 분들도 있더라. 오히려 내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데 대해 은향이가 왜 저렇게 됐냐고 하시긴 하더라. 그런 게 있어야 뒤에 가서 해결이 되고 정리될 거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혼자 있을 때 감정을 더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특히 전작 '오 마이 금비'에서는 철부지 엄마로 분했던 오윤아의 연기 변신이 눈에 띄었다. 아이를 위해 모든 걸 내던지는 김은향의 절절한 모성애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김은향의 지략 플레이와 처절한 복수가 이해가 됐던 것도 오윤아의 열연 덕분이었다.


"'금비'도 그렇고 모든 엄마들은 다 똑같은 것 같다. 세상의 엄마는 아이를 안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상황이나 환경 때문에 자신에게 집중하다 보니 놓치는 것 뿐이지 모성애가 없진 않은 것 같다. 그런 기본 틀 안에서 이 사람들의 상황을 많이 보려고 하는 편이다 '오 마이 금비' 같은 경우에는 사춘기를 겪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성숙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은향이 같은 경우에는 아이를 시험관으로 힘들게 가져서 모든 걸 다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내 미모와 커리어는 다 버릴 수밖에 없었다."


오윤아 또한 이런 모성애 연기 때문에 '언니는 살아있다'에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됐다고.

"내가 일하는 엄마다 보니까 나도 마찬가지다. 아이 문제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많다. 내가 희생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그런 일을 겪다 보니 아이와 엄마의 관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할수밖에 없게 되더라. 그게 연기적으로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아이와 놀러가서 아이를 가 다쳤을 때 다리에 힘이 탁 풀린 적 있다. LA 공항에서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도 아무 생각이 안 나고 눈물만 나더라. 소리 지르며 아이를 찾는데 아이를 찾았다고 안내 방송이 나오더라. 순간적으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런 경험들을 하다 보니까 이번 작품에서도 용하를 놀이공원에서 잃어버리는 신 등을 찍을 때 좀더 진심으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고 애착이 가는 작품인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오윤아는 지략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공을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돌렸다. 특히 대본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에 대한 리스펙트를 드러냈다.

"처음 대본을 보고 완성도가 너무 높아 놀랐다. 필요할 때 잘 쓸 수 있게 배역을 잘 살리는 분이라 놀랐다. 극이 진행될수록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른 캐릭터들이 하드캐리를 해줬다. 김순옥 작가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재미있고 톡톡 튄다. 사실 내 역할은 디테일이 많이 살아있다고 생각했다. 자극적인 신이 많아서 그렇지 내 신에서는 항상 복선이 있었다. 그래서 막장이라는 생각은 아?다. 나는 이해가 되는데 내가 설명을 잘 못한 게 아닌가 싶어서 나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은향이를 섬세하게 잘 표현해주시지 않았나 싶었다. 다시 하라고 해도 은향이는 할 것 같다. 뻔하지 않아도 시청자분들의 호평을 받으며 끝날 수 있다는 건 순옥 선생님의 장점인 것 같다. 역할을 잘 선택해야겠지만 제안해주신다면 또 하고 싶다. 선생님이 정말 재미있으시다. 오락 프로그램에 한번 나가시라 할 정도로 쿨하고 나이스한 분이다. 그래서 신선함이 좀 있는 것 같다. 오랜만에 그냥 엄마 역할을 할 수 있었고 시청자분들과 조금더 가까워진 것 같아 행복하다. 감사할 뿐이다."

silk781220@sportschocsun.com

'필살픽 줄줄이 적중' 농구도 역시 마감직전토토!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