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SBS 토요극 '언니는 살아있다'가 14일 종영한다.
'언니는 살아있다'는 한날한시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세 여자의 자립 갱생기를 통해 여성들의 우정과 성공을 그리려는 드라마였다. 하지만 '막장계의 대모' 김순옥 작가의 작품답게 온갖 출생의 비밀부터 살인청부 불륜 스토킹 사기결혼 신분세탁 절도 폭행 납치 감금 유괴 방화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만큼 온갖 자극적인 극한 설정에 가려 초반 기획의도는 어느 새 잊혀졌다.
대신 김 작가가 전작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등에서 보여줬던 착해 빠진 선역과 사회로부터의 격리가 필요한 극단적인 악역의 대립은 더욱 강력해졌다.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다솜 양정아 손여은 등 악녀 군단과 장서희 오윤아 김주현 이지훈 등 선역 군단의 치고 받는 극한 대결을 그리며 'RPG 막장'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김순옥 작가 특유의 속전속결 전개와 '악인은 어떻게든 응징받는다'는 식의 메시지 때문인지 '언니는 살아있다'는 갈수록 힘을 받기 시작했다. 4월 15일 6.6%, 8.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작품은 48회 만에 21.1%로 시청률 20% 고지를 돌파했다. 온라인상에서의 반응도 뜨거웠다. 갈수록 악랄해지는 악녀들의 만행과 속수무책으로 놀아나는 무능력한 구필모 회장(손창민) 일가, 그리고 그에 맞서는 구세경(손여은)의 시한부 사투가 그려지며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임을 입증했다.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언니는 살아있다'는 13일 65,66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6개월 여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앞선 방송에서는 이계화(양정아)와 양달희(다솜) 연합이 구세경의 검찰행을 빌미로 구필모를 협박해 회사 지분 30%와 집을 빼앗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에 분개한 구세경은 동생 구세준(조윤우)와 설기찬(구세후, 이지훈)과 손잡고 악녀 연합을 치기로 했다. 그리고 사군자(김수미)의 생존 사실을 밝혀 긴장감을 높였다.
이에 따라 '언니는 살아있다'의 마지막회에서는 이계화와 양달희가 어떤 최후를 맞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이계화와 양달희는 몸 싸움 끝에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중상을 입은 사군자를 방치하고 도주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하려 했다. 특히 양달희는 사군자가 생존했다는 걸 알고 그를 다시 죽이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기까지 했다. 극악무도한 범죄의 피해자인 사군자가 살아 돌아온다면 이계화와 양달희 또한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게된다. 또 양달희의 경우엔 감방행 보다 무서운 실명 위기도 남아있다. 딸의 복수를 위해 비키정(전수경)이 양달희의 눈에 특이 약물을 투여한 뒤로 양달희는 실명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떨고 있다. 그가 정말 시력을 잃을지, 아니면 비키정에게 당했다는 심적 고통이 이상 현상으로 나타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실명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건 사실이다.
'언니는 살아있다'는 대체 어떤 결말을 향해 이토록 치열하게 달려왔던 걸까. 뒤늦게라도 악녀들을 처단하고 민들레(장서희) 김은향(오윤아) 강하리(김주현)의 사랑과 성공을 그려낼 수 있을까.
'언니는 살아있다' 마지막회는 14일 오후 8시 4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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