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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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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수지의 재발견이다.
배수지가 SBS 수목극 '당신이 잠든 사이에'로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새로 쓰고 있다. 배수지의 대표 이미지는 '국민 첫사랑'이었다. 2012년 개봉한 '건축학개론'에서 한가인 아역을 맡은 그는 비현실적인 청순 미모를 뽐내며 뭇 남성들의 첫사랑 판타지를 자극했다. 이후 배수지는 어떤 캐릭터를 만나든, 어떤 앨범을 발표하든 '국민 첫사랑' 타이틀과 함께 했다. 이러한 이미지는 배수지를 CF퀸으로 만들었지만, 배우로서 한 가지 이미지에 갇혀있다는 건 사실 엄청난 핸디캡이었다. 그것을 의식하듯 배수지는 치명 멜로 '함부로 애틋하게'나 답답한 세상에 목소리를 내는 여류화가의 이야기를 다룬 '도리화가' 등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런 그가 드디어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남홍주를 만났다.
남홍주는 예지몽을 꾸는 백수다. 그런 그가 똑같이 예지몽을 꾸는 검사 정재찬(이종석)을 만나 미래에 벌어질 비극적인 사고를 막으려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바로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메인 스토리다.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는 탓에 남홍주의 인생은 고달프다. 하지만 그는 세상에 기죽지 않고 자신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혹은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과 힘을 합쳐 불행한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한 남홍주를 연기하는 배수지는 외모에 대한 집착을 내려놨다. 7년간 곱게 기른 머리카락을 감독의 한 마디에 싹둑 잘랐을 정도로 작품과 캐릭터 연기에 대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화장기 진하지 않은 얼굴에 후줄근한 패션, 범생이 안경에 아무렇게나 묶어 올린 헤어스타일까지 동네 백수 패션 4종 세트를 모두 장착하고도 자뻑 증상에 사로잡혀 발을 동동 구르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 리얼해 사랑스럽다. 꾸미지 않아도 여전히 배수지는 예쁘지만, 미모에 대한 집착을 버린 공간에는 연기력이 채워졌다. 배수지의 연기에서 가장 취약했던 발음과 발성 문제가 많이 안정됐고, 감정 표현력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차진 리액션으로 상대 배우와의 합을 맞추는 능력도 상승했다. 4일 방송에서도 마찬가지. "네 똥 굵다"는 다소 민망하고 유치한 대사를 김소현에게 던지고, "유치해, 반사"라는 말에 약이 올라 씩씩 대는 내추럴 푼수 연기로 웃음을 안겼다. 그런가 하면 이종석과의 호흡도 좋다. 때로는 진한 멜로로, 때로는 따뜻한 동지애로 뭉친 두 사람의 달달한 케미에 녹아내리지 않을 시청자는 없을 터다.
차근차근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닦아온 수지가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통해 연기력 논란 없는 배우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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