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언니는' 손여은, 이토록 짠내나는 악녀라니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9-24 08:07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분명 소름돋는 악녀다. 그런데 자꾸 눈길이 가고 응원하게 된다.

SBS 토요극 '언니는 살아있다'의 손여은의 얘기다. 손여은은 극중 악녀 구세경 역을 맡았다. 구세경은 김은향(오윤아)의 남편 추태수(박광현)와 불륜을 저질러 김은향의 딸을 죽음으로 내몬 인물. 또 양달희(김다솜)를 시켜 설기찬(이지훈)의 캐모마일 비밀을 빼돌리느라 강하리의 남편과 양달희의 부친의 교통사고를 묵인하기도 했다. 또 아들의 자폐 증상을 무시하고, 남편을 벼랑 끝으로 내몬 냉정한 어머니이자 아내이기도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치를 떨게 만든느 악녀다. 하지만 그래도 손여은의 구세경이 짠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의 성장 배경 때문이다. 구세경은 아버지 구필모(손창민)에게 인정받기 위해 이를 악 물고 달렸다. 딸이라는 이유로 아무리 능력을 보여줘도 매번 경영권에서 밀려나야 했던 탓에 악 밖에 남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남편도 제대로 된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했다. 그를 이해하고 안아주기보다는 매번 '엄마'로서의 의무를 강조하며 다그칠 뿐이었다. 구세경은 한없이 외롭고 절망 속에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이런 서사를 알기 때문에 시청자도 구세경에게 만큼은 연민을 갖게된 것.


23일 방송된 '언니는 살아있다'에서도 그랬다. 구필모는 구세경에게 살인 교사 혐의를 물었다. 구세경은 "매순간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한 죄밖에 없다. 나 때문에 회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다들 알지 않나. 내가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이라면 날 그렇게 만든 분도 아버지"라며 절규했다. 그러나 구필모는 구세경을 해고했다.

이후 구세경은 양달희의 악행을 밝히고자 했다. 그가 사중추돌사고의 진범이라는 걸 밝히기 위해 나대인(안내상)과 고상미(황영희)의 집을 찾았다. 하지만 뜻대로 일이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나대인과 고상미에게 사과하고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약속까지 하게 됐다. 그런가 하면 이계화의 계략으로 민들레 살인 교사 의혹까지 받게 됐다. 구세경은 분노하는 구필모를 보며 "믿고 싶은 대로 믿으시라. 피 한방울 안 섞인 오비서님 말은 확인도 안하고 믿으면서 아버지 딸이 하는 말은 죽어도 안 믿는 사람"이라며 구세후(이지훈)의 생존 사실을 폭로해 버렸다.

구세경은 이제 모든 걸 잃었다. 가족은 김은향에게 빼앗겼고, 회사도 사라졌다. 아무 것도 잃을 게 없어진 그는 모든 걸 다 밝혀버렸다. 양달희와 이계화의 악행을 고하고 구필모에 대한 설움도 토해냈다. 그의 폭로전에 보는 이들의 속도 시원하게 뚫렸다. 특히 손여은의 정확한 딕션과 매력적인 보이스, 디테일한 연기력은 몰입도를 높여줬다. 여기에 김은향과의 워맨스까지 더해져 매력을 더했다. 이에 시청자도 손여은의 구세경을 오히려 응원하게 된 상황.

손여은의 활약으로 '언니는 살아있다'의 모든 악녀가 죄값을 치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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