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화의 읽는신곡] 아이유가 끼워 넣은 '꽃갈피'..그 책을 열어보면

정준화 기자

기사입력 2017-09-22 17:59



※글로 만나는 신곡. 이해를 돕고, 감상을 극대화 시켜줄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오래된 서재, 책에 쌓인 먼지를 '훅훅~' 불고, 생생한 꽃으로 만든 책갈피를 끼워 넣었다. 아이유가 또 한 번 가요사의 한 페이지에 '꽃갈피'를 예쁘게 얹었다. 이는 이미 흘러간 명곡을 좀 더 쉽게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 '표시'이기도 했고, 그 시대로 함께 가보자는 초대장이기도 했다.

키워드는 '재해석'. 아이유의 목소리를 통해 되살아나는 명곡들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데, 이것이 '추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재와의 '소통'으로 이어지며 세대를 관통한다. 점점 잊혀 가고 있는 예전 아날로그 세대의 감성과 낭만을 다시금 일깨워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이유 특유의 차분하고 듣기 편안한 음색이 아날로그 감성과 만나면서 만들어지는 시너지가 일품. 2014년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로 사랑받은 아이유가 두 번째 오늘(22일) 오후 두 번째 '꽃갈피'를 꽂았다.


아이유는 평소 아껴왔던 좋은 글귀를 소개하는 마음으로 직접 이전 세대의 음악들을 선곡하고, 정성스럽고 세심하게 발췌했다. 정재일, 고태영, 홍소진, 강이채, 적재, 임현제(혁오), 김성모, 정성하 등 폭 넓은 세대와 장르의 뮤지션들과 협업, 원곡 고유의 정서 위에 자신의 색채를 덧입히며 애정을 쏟았다.

그렇게 원곡에 담긴 아날로그 감성과 아이유 특유의 서정성이 마주하게 됐고, 다시금 세대와 세대를 잇는 진한 공감과 울림이 만들어졌다.

타이틀곡은 세 번째 트랙인'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로 정해졌지만, 의미가 있나 싶다. 수록된 여섯 곡 모두가 명곡이기에. 아이유는 '가을 아침', '비밀의 화원',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어젯밤 이야기', '개여울', '매일 그대와'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 했는데, 원곡이 주는 감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 작업들은 꽤나 인상적이다.

아이유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긴다. 그가 꽃갈피를 꽂은 이유다.


1. 가을 아침(原曲: 양희은 / 작사, 작곡: 이병우 / 편곡: 정성하)

" 이 곡은 아침이슬 20주년 기념음반인 '양희은 1991'에 수록된 곡입니다.당시 비엔나에서 유학 중이시던 이병우 감독님과 뉴욕에 계시던 양희은 선배님께서 동시 녹음으로 하루만에 9곡 녹음을 끝낸 음반이라고 선배님께 전해 들었습니다. 제가 음악적으로 존경하는 두 분의 어린 시절 풋풋함과 청량함을 느낄 수 있어 정말 많이 들었던 앨범인데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구성이 간단한 곡인데도 기타연주와 목소리, 노랫말이 빈틈 없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제목 그대로 가을 아침처럼 아름답습니다. "


2. 비밀의 화원(原曲: 이상은 / 작사, 작곡: 이상은 / 편곡: 강이채)

"'꽃갈피 둘'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사입니다. 이상은 선배님의 간결하고도 따뜻한 문장들을 좋아합니다. 특히 이 곡은 '그냥 나'로서, 그러다가 '어른'으로서, 또 '사랑에 빠진 사람'으로서, 자유롭게 오가며 이야기하는 가사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라는 가사에 많이 공감하고 위로받았습니다. "

3.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原曲: 김건모 / 작사, 작곡: 김창환, 박광현 / 편곡: 홍소진, 적재)

" 언젠가 꼭 한 번 리메이크해 보고 싶었던 곡입니다. 누가 먼저 할까 봐 마음이 급해서, 지난봄에 발매된 제 정규 4집 <Palette>에 이 곡 한 곡만 리메이크 곡으로 넣을까 고민했을 정도로 욕심나는 곡이었습니다. 김건모 선배님의 음역대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있었지만, 녹음하는 내내 '어라 이럴 리가 없는데' 하며 몇 번이나 놀랐습니다.아마<꽃갈피 둘>에서 마니아 팬을 제일 많이 보유한 곡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


4. 어젯밤 이야기(原曲: 소방차 / 작사: 박건호 / 작곡: 이호준 / 편곡: 임현제, 김성모)

" 너무나 유명하고 큰 사랑을 받았던 곡이라 리메이크하기에 부담이 있었지만, 또 그만큼 너무나 매력적인 곡이라 용기 내어 싣게 되었습니다. 코드 진행부터 가사의 스토리, 메인 리프까지. 어디 하나 치우치지 않고 정말 균형 있고 탄탄해서 들을 때마다 감탄하는 곡이고, 이번 앨범 중 가장 즐겁게 작업한 곡이기도 합니다. "

5. 개여울 (原曲: 김정희, 정미조 / 작사: 김소월 / 작곡: 이희목 / 편곡: 정재일)

" 정말 많은 선배님들의 목소리로 리메이크 된 곡입니다. 여러 버전의 "개여울" 중 2016년 발매된 정미조 선생님의 앨범 <37년>에 수록된 "개여울"을 가장 많이 참고했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노래에도 이 곡 가사에 등장하는 '떠난 이'만큼 밉고 무책임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사람을 그리워하는 곡이기에, '한'과 '처절한 원망'이 아무런 방어도 포장도 없이 그대로 와 마음에 꽂히는 곡입니다. 선생님께서 처음으로 부르셨던 그 예전의 "개여울"과 몇 십 년 후 다시 부르신 최근의 "개여울"은, 그 음성에 담긴 감정부터 이야기까지 확연히 다르게 다가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도 오랜 시간 후에 이 곡을 꼭 다시 불러보고 싶습니다."

6. 매일 그대와(原曲: 들국화 / 작사, 작곡: 최성원 / 편곡: 고태영)

" 긴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그대와 최고! "

joonam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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