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다만세'종영, 열린 결말도 살린 여진구 하드캐리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9-22 08:3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수목극 '다시 만난 세계'가 종영했다.

21일 방송된 '다시 만난 세계'에서는 성해성(여진구)과 정정원(이연희), 차민준(안재현)의 결말이 그려졌다.

성해성은 신호방(이시언)과 함께 박동석(강성민)을 검거했고, 차권표(박영규)는 성해성에게 사과하는 한편 차민준을 공식적으로 아들로 인정했다. 소멸 징후를 느낀 성해성은 가족,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정정원에게 반지를 주며 사랑을 고백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널 사랑햇어. 언제나 널 사랑할 거야. 슬퍼하지마"라며 소멸되어 가는 성해성을 보며 정정원은 영원한 사랑과 재회를 약속했다.

이후 유명 작가가 된 정정원은 성해성과 헤어진 곳에서 그를 추억했다. 이때 성해성이 웃는 얼굴로 나타났고, 두 사람은 손을 잡았다.


'다시 만난 세계'는 이렇게 어딘지 미심쩍은 결말을 지었다. 성해성이 다시 나타난 것은 정정원의 환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드라마가 이제까지 알 수 없는 전개를 보여온데다 "우리 다시 만나"라는 정정원의 대사가 복선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결말에 대한 반응은 분분하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

사실 '다시 만난 세계'는 방송 전까지만 해도 여진구 이연희 안재현 등 대세 스타들을 기용하고, '냄새를 보는 소녀' '미녀 공심이'를 함께 만든 백수찬PD와 이희명 작가가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리고 극 초반까지만 해도 한편의 동화를 보는 듯 아름다운 영상미와 일본 애니메이션을 떠오르게 하는 독특한 전개로 흥미를 끌었다.


그런데 중후반부에 접어들며 드라마는 갈 길을 잃었다.

일단 성해성의 초능력 설정이 사라졌다. 이희명 작가는 전작에서도 주인공에게 특수 능력을 부여해 독특한 그림을 만들어왔다. 그런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성해성이 뛰어난 청각과 후각, 미각을 발휘해 진범을 잡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했다. 하지만 이런 그림은 제대로 보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마지막에 성해성이 차문을 부수는 장면을 보고 초능력 설정을 떠올리게 됐을 정도다. 이렇게 주요 설정은 사라지고 갈수록 뜬금없는 에피소드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전개는 산을 탔다.


더욱이 마지막회 방송에도 문제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 연설이 뉴스 속보로 생방송 중계되면서 40회가 방송 도중 중단되고, 20여 분이 지나고 나서야 방송이 재개된 것. 시청자 입장에서는 드라마 한 편을 세 번에 나눠 보는 셈이라 원성이 자자했다.


이 모든 걸 참고 견디게 한 건 여진구의 연기였다. 2005년 영화 '새드무비'에서 염정아 아들 역으로 데뷔한 이래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하며 '누나 팬들의 로망'으로 군림했던 그는 이번에도 차진 연기로 드라마의 여백을 꽉 채웠다. 여진구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12년 만에 돌아온 성해성의 혼란부터 진범을 찾기 위한 고군분투까지 임팩트 있게 그려냈다. 멜로 연기에도 물이 올랐다. 정정원에 대한 순수한 첫사랑의 감성을 달콤하게 그려낸 것은 물론, 디테일한 감성 연기로 삼각관계의 긴장도를 높였다. 그 어느 때보다 달달한 눈빛 연기로 다소 아쉬웠던 이연희와 안재현의 케미까지 채우며 홀로 극을 이고지고 달려나갔다. 그의 활약을 지켜보는 의리로 채널을 고정했던 시청자 수도 만만치 않을 터. 비록 이번 작품은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 작품에서 여진구가 또 어떤 연기 변신을 보여줄지 기대가 쏠린다.

어쨌든 '다시 만난 세계' 마지막회는 6.1%, 6.7%, 6.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5.4%, 6.6%)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로 동시간대 2위 기록이다. '다시 만난 세계' 후속으로는 이종석 수지 주연의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마감직전토토, 실시간 정보 무료!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