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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의 바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우여곡절 끝에 22번째 항해의 돛을 올렸다.
초청작 298편 중 월드 프리미어는 100편(장편 76편, 단편 24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9편(장편 25편, 단편 5편), 뉴 커런츠 상영작은 10편 등으로 구성됐다. 이는 지난해 열린 제21회 부산영화제(전 세계 69개국, 299편)와 비교했을 때 올해 부산영화제는 6개국의 초청 국가가 늘었고 1편의 작품이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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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비전 섹션으로는 이원영 감독의 '검은여름', 최용석 감독의 '헤이는', 김중현 감독의 '이월', 정희재 감독의 '히치하이크', 정가영 감독의 '밤치기', 김종우 감독의 '홈',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 이동은 감독의 '당신의 부탁', 이환 감독의 '박화영', 이강현 감독의 '얼굴들', 이광국 감독의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등이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올해 수많은 논란을 일으킨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다. 류승완 감독은 본편보다 확장된 감독판을 부산영화제에서 최초 공개한다. 상반기 극장 상영으로 잡음을 낳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도 부산영화제 기간 스크린을 통해 상영된다. 고현정, 이진욱 주연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도 부산영화제를 통해 베일을 벗는다. 지난해 7월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후 경찰로부터 불기소 의견으로 경찰에 송치된 후 약 7개월만의 복귀로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을 선택한 이진욱이 부산영화제를 통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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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를 찾는 스타들도 화려하다. 올해 주요 해외 초청 게스트(1차) 라인업에는 미국의 올리버 스톤 감독, 이란의 바흐만 고바디 감독, 대만의 허우샤오시엔 감독, 대만의 실비아 창 감독, 미국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중국의 리샤오펑 감독, 일본의 히로키 류이치 감독,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 중국의 지아장커, 영국의 앤디 나이맨 감독 등이 참석하고 배우로는 미국의 제니퍼 로렌스를 비롯해, 일본의 나카야마 미호, 일본의 아리무라 카스미, 중국의 뤄진, 일본의 아오이 유우, 일본의 아베 사다오, 일본의 에이타, 프랑스의 장 피에르 레오 등이 부산을 찾는다.
이밖에 올해 부산영화제에는 최근 폐암 투병이 알려져 영화계 충격을 안긴 원로 배우 신성일의 한국영화회고전이 펼쳐진다. 신성일은 오랜 세월 건강하고 날렵한 육체와 조각 같은 얼굴로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 부산영화제는 올해 회고전을 통해 신성일의 출세작인 '맨발의 청춘'(64), 청춘 멜로의 대표작 '초우'(66), 한국영화의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안개'(67), '장군의 수염'(68), 신상옥 감독과 함께 한 사극 '내시'(68), 이만희 감독의 대표작 '휴일'(68), 1970년대 멜로의 대표작 '별들의 고향'(74), 중년의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준 '길소뜸'(85) 등 8편을 상영한다.
그리고 올해 부산영화제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거장 고(故)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특별전 '스즈키 세이준: 경계를 넘나든 방랑자'도 함께 마련할 예정. 대담한 성 묘사로 논란이 되었던 '육체의 문'(64), 닛카쓰 영화사와의 스캔들까지 불거졌던 그의 대표작 '살인의 낙인'(67) 등 1960년대 대표작에서 후기작인 '찌고이네르바이젠'(80), '피스톨 오페라'(01)에 이르는 총 7편의 작품을 상영 및 특별 대담 행사를 가질 전망. 또한 상영에 앞서 개막식 당일 스즈키 세이준의 조감독이자 갱가인 아르고 픽쳐스의 대표 오카다 유타카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대리 수상한다.
무엇보다 올해 부산영화제에 큰 슬픔을 안긴 고(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를 기리는 시간도 가진다. 아시아영화의 성장과 새로운 신인 감독의 발굴과 지원에 헌신해온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는 지난 5월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 출장 당시 심장마비로 사망해 충격을 안겼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의 정신과 뜻을 기억하기 위한 지석상 신설했다. 지석상은 아시아 영화의 발굴과 격려라는 상의 취지를 바탕으로 아시아 영화감독들의 신작 및 화제작을 소개하는 섹션인 아시아의 창 초청작 중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공개)로 상영되는 10여 편의 후보를 선별,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총 2편을 선정해 각 1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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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연 집행위원장은 "김동호 이사장을 모시고 2016년 영화제를 치뤄냈다. 올해도 영화제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5월 고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부산영화제에 큰 충격을 안겼다"며 "올해 영화제는 반드시 차질없이 치뤄내야 하고 집행위원장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최선을 다해 영화제를 개최하겠다. 올해 영화제 열심히 준비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애정, 성원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사퇴에 대해 "내가 처음 맡은 임기는 3년이었다. 정확히 내년 3월까지다. 여전히 숙제는 안고 있고 그 중에서 많은 부분을 김동호 이사장과 함께 풀어 나가려고 했다. 이 모든 문제에 책임을 지겠다. 올해 부산영화제를 치뤄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영화제에 대한 불신을 주고 신뢰를 주지 못해 안타깝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유에서도 영화제는 개최되어야 한다. 올해 영화제는 예년 영화제보다 더 알찬 영화제를 치루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다시금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영화인들의 보이콧 상황은 아직 큰 변화가 없다. 다행인 것은 보이콧을 철회한 협회가 있다. 아직 보이콧에 대한 마음을 철회하지 못한 협회도 있다. 쉽게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모든 영화인이 영화제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보이콧을 결단한 것 같다. 앞으로는 잘 해결되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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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현 집행위원장은 "실질적으로 집행위원장인 내 책임이 크다. 예전 일이건, 현재 일이건 집행위원장인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게 마땅하다. 사퇴 시기를 내년으로 잡은 것은 올해도 영화제에 불신을 준다는게 영화제에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했다. 어떤 이야기를 듣더라도 올해 영화제까지는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영화제를 처음 시작하면서 오늘까지 3년 내내 매일 위기였다.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에 늘 휩싸였다. 걱정 덕분에 오늘까지 올 수 있었지만 일련의 3년간의 과정 속에서 영화제 내부의 마음 고생은 상상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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