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문소리 "감독, 온 우주에서 가장 외로운 직업"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9-05 12:0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문소리가 작품 속에 깃든 유머에 대해 이야기 했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직업으로서의 배우,더불어 영화에 대한 깊은 사랑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데뷔 18년차 문소리의 '자력갱생 라이브'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문소리 감독, 영화사 연두 제작). 영화의 연출과 갱 주연까지 맡으며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문소리가 5일 오전 서울 중국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여배우는 오늘도'는 메릴 스트립 안 부러운 트로피 개수, 화목한 가정 등 남들 있는 것 다 있지만, 정작 맡고 싶은 배역의 러브콜은 더 이상 없는 데뷔 18년차 중견 여배우의 현실을 오롯이 담아낸 작품이다. 은행 신용대출을 위해 사인을 하고, 동네 병원의 협찬 사진을 찍는 등의 모습은 상상조차 못한 문소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예측을 비껴가며 터져주는 유쾌한 반전과 맛깔스러운 대사는 영화를 보는 내내 웃지 않을 수 밖에 만들며 문소리의 찬란하게 빛나는 연기력으로 완성된 '연기력과 매력' '현실과 영화'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배우의 모습은 관객에게 깊은 페이소스와 울림을 느끼게 해준다.
극중 원하는 매력적인 배역이 들어오지 않거나 혹은 모든 여배우가 기피하는 역의 출연을 제안을 받고 고민하는 문소리. 그는 경험담을 녹여낸 장면이긴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그래서 어떤 역까지 들어오셨나요?' '술자리에서 어떤 경우까지 당해보셨나요?' '살면서 어려워서 어떤 것 까지 해보셨나요?' 라고 물어보시더라. 그런데 사실 뒤에서 이런 불평, 불만을 늘어놓는 태도가 싫어서 가장 재미있는 방법 보여드리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든 거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서 그런 걸 캐내려고 하시는 분들을 보면 내가 왜 이런 걸 만들었나 싶다.(웃음) 내가 생각하는 건 이런 거고 나아갈 방향은 이런 거다라는 공감을 얻고 나누기 위해서 만든 거다. 2013년 2014년에 만든 영환데 지금은 함께 작업하자는 감독님도 많고 연하남과의 로맨스도 많이 들어온다. 삶의 곡선이 있는데 뚝 떨어 질때는 한없이 내려가는데 그 상황을 나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 상황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아픔이가 고통을 최대한 긍정적인 마인드와 유머로 승화시킨다는 문소리. 그는 "유머는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가 감정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인데, 그러면 마음으로 상처를 받기가 쉽다. 그게 나를 지배하기 시작하면 정신적으로 약해지기 쉽다. 그 과정을 하지 않을 수는 없고. 실제 고통의 크기와 다르게 느낀다. 작은 가시만 박혀도 막 죽을 것 같다. 그게 몰아가는 일을 비일비재하게 해야하는 직업인데 이런 직업의 특성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단단해져야 하고 이 고통으로 인해서 상처 받지는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몰입할 땐 하더라도 감정에 나와서는 크게 보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소리는 '감독'으로서 느낀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는 가장 크게 느꼈던 감정은 '외로움'이라고 입을 열었다.

"저는 원래 배우라는 직업이 굉장히 외로운 직업이라 생각했다. 촬영팀, 조명팀, 그런 팀을 보면 굉장히 부러웠다. 그런데 배우는 동네에서 외로운 아이라면, 감독은 우주에서 외로운 사람이더라. 온 우주에서 혼자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야 하더라. 지극히 외롭고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직업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한편, '여배우는 오늘도'에는 문소리를 비롯한 성병숙, 윤상화, 전여빈, 이승연 등이 출연한다. 9월 14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마감직전토토, 실시간 정보 무료!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