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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게임 개발사 CD 프로젝트 레드(CD PROJECT RED, 이하 CDPR)는 9월 3일(현지시각) 자사 게임 '더 위쳐' 시리즈 10주년을 기념해 주인공 '게롤트'가 유저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구성된 영상을 공개했다.
'더 위쳐 10주년 기념(Celebrating the 10th anniversary of The Witcher)'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해당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 40만 명을 기록했고, 영상 댓글에는 '더 위쳐' 시리즈를 즐겼던 유저들이 끊임없이 '감동했다'는 평을 남기고 있다.
'더 위쳐' 시리즈는 폴란드 작가 안드레 샙코브스키(Andrzej Sapkowski)가 1993년 처음 출간한 소설 '비지민(Wiedźmin, 영문명 Witcher, 이하 위쳐)' 시리즈를 원작으로 2007년 출시된 RPG다. 원작 소설인 '위쳐'는 1998년 영향력 있는 폴란드 주간지 '폴리티카(Polityka)'가 수여하는 문학상을 받은 밀리언셀러다. 2007년 출시된 '더 위쳐'는 2002년 설립된 CDPR이 출시한 첫 작품으로 출시 1년 만에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며 큰 성과를 달성했다.
'더 위쳐'는 독특한 게임이었다. 유저가 주인공 '게롤트'가 되어 게임 내에서 결정하는 사소한 선택 하나가 게임 전체 줄거리 분기를 결정했다. 임무를 부여하는 등장인물들은 선과 악이 뚜렷하지 않고 모두 저마다 합당한 견해가 있었고 이들을 도와줄지 말지는 오롯이 유저가 결정할 몫이었다.
'더 위쳐' 출시 1년 후 CDPR은 여러 문제를 보완한 '더 위쳐: 인핸스드 에디션(The Witcher:Enhanced Edition, 이하 EE)'을 출시했다. 이 때 CDPR은 기존 '더 위쳐'를 보유한 유저가 새롭게 출시한 'EE'로 게임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패치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배포하면서 유저들에게 감동을 줬다.
'더 위쳐' 이후 4년 만에 출시된 '더 위쳐 2: 왕들의 암살자(이하 더 위쳐 2)'는 PC 독점으로 출시됐던 전작과 다르게 마이크로소프트 콘솔 게임기 Xbox360으로도 출시됐다. 또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유저 선택에 따른 줄거리 변화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이도 저도 아닌 중간 선택지 '중립'을 삭제하고 무조건 어느 한쪽을 선택하도록 만들어 전작보다 더욱 도덕적, 정치적 딜레마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더 위쳐 2' 역시 버그를 수정하고 문제점을 보완한 'EE'를 출시했고, 이와 함께 CDPR은 게임 성능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불법 복제 방지를 위한 저작권 보호 장치 DRM(Digital Rights Management)을 제거했다. 이후 DRM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CDPR은 최신작 '위쳐 3'에도 DRM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더 위쳐', '더 위쳐 2'를 거치며 개발력을 강화한 CDPR은 2015년, 그해 최다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이하 GOTY)'을 수상한 '위쳐 3'를 출시한다. '위쳐 3'는 뛰어난 그래픽으로 표현된 오픈월드와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성, 매력적인 세계관과 이를 잘 표현한 캐릭터, 한 층 강화된 선택 요소와 이로 인한 분기점, 군더더기 없는 연출 등으로 호평을 받았고 전 세계 2천만 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둔다.
또한, CDPR은 'DLC(DownLoadable Contents)는 게임 개발사들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는 편견을 깨고 무료 DLC 16개를 배포해 유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이후 출시된 첫 번째 확장팩 '하츠 오브 스톤'과 두 번째 확장팩 '블러드 앤 와인'은 본편과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는 다양한 콘텐츠 구성과 즐길 거리를 구현했고 본편을 하지 않고도 바로 확장팩 이야기를 즐길 수 있어 극찬을 받았다.
CDPR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저 피드백을 받아 새로운 게임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위쳐 3'를 즐기던 유저들은 '괴물', '닐프가드 제국', '북부 왕국들', '스켈리게', '스코이아텔' 등 게임 내 존재하는 다양한 세력 간 전쟁을 표현한 카드 게임 'ㅤㄱㅞㄴ트'를 게임 밖에서도 즐기기를 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CDPR은 '위쳐 3' 속 'ㅤㄱㅞㄴ트'를 다듬어 새로운 게임 'ㅤㄱㅞㄴ트: 더 위쳐 카드 게임(GWENT: The Witcher Card Game)'을 공개하고 올해 출시를 목표로 CBT를 진행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년 동안 '더 위쳐' 시리즈를 이어온 CDPR은 무료 DLC, DRM 반대, 보너스 콘텐츠 추가, 유저 번역 공인, 가격 방어 등 유저 친화 정책을 펼치며 유저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며 "CDPR은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유저를 만족시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