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연기 신(神)'들이 연달아 관객을 찾는다. 송강호가 튼 흥행 물꼬, 설경구와 이병헌이 이어 갈까.
지난달 2일 휴먼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를 통해 '국민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송강호. 매 작품 '국보급 페이소스'로 관객의 심금을 울린 그가 이번 '택시운전사' 역시도 1000만 관객을 사로잡았다.
개봉 19일 만에 1000만을 돌파하며 올해 최단·최고, 첫 번째 1000만 흥행작을 만든 것. 여기에 '태극기 휘날리며'(04, 강제규 감독)를 꺾고 한국영화 역대 흥행 10위에 올라섰다.
이렇듯 송강호는 올해 흥행 물꼬를 튼 일등공신. 이런 흥행세를 이어받을 '연기 신' 두 번째 주자는 설경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설경구는 범죄 스릴러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원신연 감독, 그린피쉬 제작)으로 오는 7일 관객을 찾는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혔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극 중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은퇴한 연쇄살인범 김병수를 연기한 설경구. 김병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늙어가는 방법을 택해 눈길을 끈다. 보고도 믿기 힘든 완벽한 캐릭터 체화로 영화 전체를 책임지는 설경구다.
그는 '소원'(13, 이준익 감독) 이후 '나의 독재자'(14, 이해준 감독) '서부전선'(15, 천성일 감독) '루시드 드림'(16, 김준성 감독)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변성현 감독) 등 한동안 흥행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 이번 '살인자의 기억법'을 통해 완벽히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강호, 설경구에 이을 흥행 기대주는 이병헌이다. 이병헌은 정통 사극 영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싸이런 픽쳐스 제작)으로 추석 극장가를 달굴 계획. '남한산성'은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병헌은 '남한산성'에서 순간의 치욕을 감수하여 후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이조판서 최명길을 연기했다. 앞서 2012년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 추창민 감독)에서 천민 하선과 임금 광해 1인 2역으로 열연을 펼친 이병헌은 '광해'를 통해 누적 관객수 1232만명을 동원하며 티켓 파워를 과시했는데, 그의 두 번째 사극 도전인 '남한산성'에서도 '광해' 못지않은 명품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조정 내 반대 세력들의 비난 속에서도 청과의 화친을 주장하는 굳은 신념의 최명길로 변신한 이병헌. '국보급 꿀성대'로 절제된 톤을 표현한 것은 물론 최명길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은 디테일한 감성 연기로 다시 한번 관객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택시운전사' '살인자의 기억법' '남한산성'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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