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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코미디언 이미지 싫냐고요? 전혀요"
지난 19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극본 백미경·연출 김윤철)에서 아내를 두고 딸의 미술교사와 사랑에 빠진 철부지 재벌 3세 안재석 역을 맡아 열연한 정상훈. 그는 최근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드라마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김희선·김선아, 쟁쟁한 두 여배우가 중심이 된 '품위 있는 그녀'에서 아우진의 남편 안재석 역으로 첫 드라마 주연을 나선 정상훈은 '품위녀' 특유의 유쾌한 유머의 중심에 있었다. 멀쩡한 허우대에 착해보이는 인상, 정갈한 패션까지 어디 내놓으면 A플러스 남편처럼 보이지만 속은 물색 없는 한량과 다름 없는 재벌3세, 게다가 딸의 미술교사와 사랑에 빠져 온갖 호구짓을 다하는 안재석은 누가 봐도 손가락질을 하게 되는 '나쁜 놈'. 하지만 정상훈은 특유의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안재석이라는 인물을 미워 할래야 미워할 수 없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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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정말 많이 있었어요. 드라마 시작하고 나서도 초반에는 '정상훈 나오는 장면은 SNL 보는 것 같다'라는 반응도 많았어요. 근데 회가 거듭될수록 저를 좋게 봐주시고 칭찬해주시는 분들도 늘었어요. 드라마 시청률도 계속해서 올랐고요.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안 나와서 유야무야 사라지는 드라마가 많잖아요. 물론 좋은 대본과 연출도 중요하지만, 운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드라마는 그 삼박자가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드라마가 방송되는 시기도 중요하고요."
정상훈은 밀려드는 스케줄과 섭외에도 'SNL코리아'를 놓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SNL코리아'는 자신에게 은인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SNL코리아'는 제가 정말 남다른 프로그램이에요. 'SNL코리아'는 '양꼬치엔 칭따오'를 만들어줬고 지금의 정상훈을 만들어준 프로그램이기도 하고요. 제가 조금 잘됐다고 'SNL'을 훅 떠나고 그러고 싶지 않아요. 조금 잘 됐다고 들떠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에게도 항상 되뇌이고 겸손하자 겸손하자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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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께서 촬영장에서 애드리브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정말 많이 열어주셨어요. 백미경 작가님의 대본도 너무 완벽했지만 저만의 유머를 녹여내려고 했어요. 촬영장에서만 나올 수 있는 리액션이나 에너지가 분명히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애드리브가 대본을 쓰신 작가님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작가님께 양해를 구하기도 했는데 작가님께서 오히려 '상훈아 더 해도 돼! 나는 너의 애드리브 정말 좋았어!'라고 말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하죠.
사실 이런 애드리브는 'SNL코리아'를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SNL코리아'는 제게 학교와 마찬가지에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SNL 코리아'는 촬영 당일날 대본이 나오기도 하고 리딩을 하고 리허설을 하고 다른 크루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고치고 또 고치고 최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오감이 열려있어야 하죠. 'SNL'을 통해 배운 그런 훈련들이 '품위 있는 그녀'를 비롯해 작품에서 연기를 할 때 정말 큰 도움을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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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속상하지 안하요. 제가 '양꼬치엔 칭따오'로 저를 알리게 된 것이 맞잖아요. 대중이 저를 배우라고 인식하지 못하는데 조금 알려졌다고 '칭따오' 이미지를 버리고 싶어 하거나 '난 무조건 배우야!'라고 생각 하면 안돼죠. 저는 어린 친구들이 저를 아직도 '양꼬치 아저씨'라고 부르는 게 참 좋아요. 그리고 제가 'SNL코리아'를 통해서 보여드렸던 게 '웃음' 이잖아요. 웃기는 거 맞잖아요. 그러니까 절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당연하죠. 코미디언이건 배우건 호칭은 중요하지 않아요. 'SNL'로 만들어진 양꼬치엔 칭따오 이미지에, 연기를 더해서 '품위녀' 안재석이 탄생한 거잖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이미지를 교집합으로 간직하고 싶어요."
한편, '품위 있는 그녀'를 통해 활약한 정상훈은 첫 주연 영화 '로마의 휴일'(이덕희 감독)를 통해 다시 한번 시청자를 만난다. 30일 개봉하는 '로마의 휴일'은 진한 우정을 자랑하는 엉뚱 삼총사가 인생역전을 위해 현금수송 차량을 털고 로마의 휴일 나이트클럽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고군분투를 그린 코미디다. 임창정, 공형진, 정상훈, 육진수, 강신일, 방준호 등이 가세했고 '창수'를 연출한 이덕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 tvN 'SNL코리아' 캡쳐, JTBC '품위 있는 그녀' 스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