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이준 "물 들어올 때 군입대, 오히려 개운합니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8-30 16:16 | 최종수정 2017-08-31 07:14


사진제공=프레인TPC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는 이준의 새로운 매력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평생 가족밖에 모르고 살아온 성실한 아버지 변한수(김영철)와 든든한 아내 나영실(김해숙), 그리고 개성만점 4남매 집안에 어느 날 안하무인 아이돌 출신 배우 안중희(이준)가 얹혀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따뜻한 코믹 가족극이다. 이준은 안중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이준의 멜로 연기였다.


사진제공=프레인TPC
이준은 2009년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신'에서 비의 아역으로 처음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정글피쉬2' '아이리스2' '갑동이' '미스터 백' '풍문으로 들었소' '뱀파이어 탐정' '캐리어를 끄는 여자', 영화 '배우는 배우다' '럭키' 등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캐릭터가 인상 강한 개성파 연기를 필요로 했던 탓에 이준의 멜로 연기를 제대로 볼 기회는 없었다. 본격적인 로맨스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준은 웬만한 미니시리즈 남주인공보다 더 달달한 눈빛 연기로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의 설렘과 조심스러운 떨림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몰입을 높였다.

"멜로는 잘 생긴 배우가 해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주위에서 예를 들면 임시완은 그린 듯이 정석대로 좌우 대칭, 비율이 딱 맞는다. 그런 얼굴이 멜로형이다. 미성년자 때는 내가 잘생긴 줄 알았는데 사회에 나와 보니 그게 아니더라. '나는 매력으로 승부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멜로를 멀리 했다. 스릴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다. 눈이 초롱초롱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멜로는 우수에 찬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팬분들이 계속 '왜 멜로를 안하냐'고 하셨을 때도 '나는 멜로형 얼굴이 아니다'라고 말씀 드렸다. 이번에 하게 되면서 최대한 그런 버릇들을 고치려고 노력했다. 사람을 볼 때 기본적으로 밑에서 위로 보는 버릇이 있었다. 그래서 아빠한테 많이 혼났었는데 이번엔 착하게 정면으로 보려고 하려고 했다. 찍으면서도 확신을 갖고 찍긴 하지만 생갭다 반응이 훨씬 좋을지는 정말 몰랐다. 눈빛이 좋다고 하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을 얻게 됐다. 상에 연연하진 않는데 내 눈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


사진제공=프레인TPC
이준의 연기에 대해서는 '멜로 유망주', '이준의 재발견', '연기파'라는 등 극찬이 쏟아졌다. 연말 연기대상 베스트커플상은 물론 주요 부문 트로피를 안을 것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준은 이 모든 찬사를 뒤로 하고 쿨하게 군입대를 선택했다.

"영장이 나오기 전에는 언제 가게될 지 모르니까 불안감이 있는데 영장이 나오니까 너무 좋더라. 날짜가 정해져 있으니까 그 안에 할 일들을 찾으면 되는 거고 스케줄도 소화할 수 있고 편하게 일할 수 있으니까 막연히 기다리는 것보다 좋더라. 개운했다. 그래 봤자 2년이니까. '세상이 많이 바뀌겠지'라고 생각도 했다. 그런데 2년 전이면 내가 '풍문으로 들었소'를 찍을 때인데 지금과 뭔가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세상이 크게 변할 거라는 생각은 안 들어서 나도 그렇게 변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제공=프레인TPC
사실 이준의 입대 결정에 많은 이들이 놀랐다. 소위 말해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다'는 식의 전략을 구사하는 이들이 많고, 실제로 이를 통해 한 단계 더 위치를 업그레이드 시키기도 한다. 이준 또한 분위기가 좋은 시점에 한 두 작품 정도는 더 소화한 뒤 군입대 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준은 이를 깨고 10월 24일 8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한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었다가 실패할 까봐 무서운 게 있다. 잘못하면 그때 좋았는데 왜 이렇게 됐냐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개운하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지금보다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더 좋은 일이 아닌가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내 군입대를 걱정해주시는데 나는 오히려 정소민이나 류화영이 바빠서 걱정했다. 나는 군대에 가면 꼬박꼬박 8시간씩 자고 할 수 있는데 둘은 바로 작품을 시작해서 어떻게 그 많은 대사를 외우고 비워내지도 못한채 또 다른 대사를 외우고 할지 걱정됐다. 오히려 내가 힘내라고 위로해줬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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