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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여배우는 오늘도' 빛나는 문소리, 단언컨대 충무로 여배우의 자존심(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8-31 15:5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문소리, 단언컨대 그녀는 충무로 여배우의 자존심이다.

남성 중심의 영화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반면 충무로에서 점점 여성 영화인들이 설자리가 없어지는 가운데,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문소리 감독, (주)영화사 연두 제작)로 감독·갱·주연까지 모두 해낸 배우 문소리가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여배우는 오늘도'는 메릴 스트립 안 부러운 트로피 개수, 화목한 가정 등 남들 있는 것 다 있지만, 정작 맡고 싶은 배역의 러브콜은 더 이상 없는 데뷔 18년차 중견 여배우의 현실을 오롯이 담아낸 작품이다.
예측을 비껴가며 터져주는 유쾌한 반전과 맛깔스러운 대사는 영화를 보는 내내 웃지 않을 수 밖에 만든다. 여기에 문소리에 찬란하게 빛나는 연기력으로 완성된 '연기력과 매력' '현실과 영화'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배우의 모습은 관객에게 깊은 페이소스와 울림을 느끼게 해준다. 배우 문소리가 실제 고민과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을 객관화하고, 비로소 연출로 담아낸 진정성 있는 이 작품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관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소리는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감독이 되어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던건 아니다. 다만 영화 일을 10여년간 하다보니까 영화가 더 좋아지고 관심이 많아지고 공부도 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조물락조물락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전적 느낌이 강한 영화의 내용에 대해 "이 영화는 픽션이다.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그렇지만 100% 진심이긴 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문소리는 "극중 나오는 대사와 상황이 정확하게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유사한 감정이 들었던 일들은 많았다. 그런게 합쳐져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만들었다. 사실은 아니지만 진실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100프로는 세상에 없으니까"며 "그러다보니까 저도 헷갈리더라. 진짜 영화 속 처럼 남편한테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냐'고 되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문소리는 수차례 '내가 예쁘냐 안예쁘냐' '내가 예쁜 게 맞냐'라는 대사를 하는데, 이 대사와 관련해 문소리는 "제가 데뷔했을 때부터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박하사탕'에 2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데뷔를 했다. 완전한 신인인 제가. 그런데 저를 보신 분들이 평범한 이미지라고 하고 여배우를 할만큼 예쁘지 않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그때 그런 생각을 했다. '예쁜게 뭐지?' '여배우에게 예쁘다, 아름답다라는 건 뭘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그때 이창동 감독님께 배우는 얼마나 예뻐야 하냐고 물었더니 감독님께서 진지하게 '소리야 너는 충분히 예쁘다. 아름답다. 그런데 다른 여배우들이 지나치게 예뻐서 다른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는 배우를 할 수 있을 만큼 합당하게 예쁘다'고 말했다. 지금은 그 시간을 넘어서 배우에게 더 중요한 건 에너지고 에너지가 매력으로 나타나는거라고 생각한다"며 "어렸을 때는 외모에 관한 말들이 신경쓰기도 했었다. 하지만 비단 여배우 뿐만 아니라 남자 배우도, 배우를 넘어서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을 하지 않는 사람도 아름다움이란 얼마나 예쁜가 안예쁘는 중요한 이슈인 것 같다. 각자가 생각하는 나만의 아름다움은 뭔지, 다른 사람들의 그런말들이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중요한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날 문소리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로서 "한국에서, 충무로에서 여배우로 사는건 녹녹치 않다"고 입을 열었다. 남자 중심 영화만 쏟아지는 것에 대해 "그런 상황에 대해 '왜 그런거야' 라고 화낸 상태로만 지낼 수 없다. 우린 이걸 변화 시키기 위해 뭘 해야할까라는 이야기를 나눠야 하고 반발자국이라도 변화를 위해 움직이는게 중요한 것 같다. 그것이 제가 한국에서 여배우로 살면서 당연히 해야할 고민이고 행동들이라고 생각한다. 고민하고 있고 움직이고 있다. 이 영화 개봉까지 용기를 낸것도 그 일환이다"고 말했다.

9월 14일 개봉.

smlee0326@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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