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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설경구가 때아닌 구설에 올랐다. 한 작품에서 부녀(父女)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연기돌' 설현에게 연기 칭찬을 한다는 것이 그만 오해를 사 화가 된 것. 논란이 불거지자 그는 곧바로 자신의 과오를 인정, 발 빠른 사과로 진화에 나섰다. 결국 진심이 답이었다.
모두가 설경구의 표현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설현 역시 대선배의 칭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웰메이드 스릴러의 탄생만큼 이날 시사회와 기자간담회 분위이기는 훈훈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이후 논란이 불거졌다. 워딩으로 표현된 '백치미'는 현장의 분위기와 정반대였던 것. 부정적인 사전적 의미인 '지능이 낮은 듯하고, 단순한 표정을 지닌 사람이 풍기는 아름다움'이라 해석됐다. 설경구는 이후 몇몇 팬들로부터 항의를 받은 것.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논란이었다. 특히 당사자인 설경구, 설현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혹여 자신의 발언으로 마음이 상했을까 설현에게 곧바로 사과를 전했고 팬들에게도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 싶었던 설경구.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다음 날인 29일 오전 공식 팬카페를 통해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을 전달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올해 설경구 출연작 중 가장 관심을 모은 기대작이다. 전작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변성현 감독, CJ엔터테인먼트·풀룩스 바른손 제작)이 호평에도 불구, 변성현 감독의 SNS 논란으로 흥행에 실패한 만큼 설경구는 '살인자의 기억법'에 사활을 걸었다. 설경구는 이번에도 실망 없는, 파격 변신으로 역대급 연기력을 선사했다. 연달아 흥행에 고배를 마신 그에게 모처럼 찾아온 물꼬다.
그래서였을까. 유독 더 많이 긴장하고 떨렸던 설경구였고 그러다 보니 실수 아닌 실수가 나왔다. 본디 유려한 언변, 탁월한 재치를 가진 노련한 배우는 아니다.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천상 배우지만 연기 외적인 부분에서는 그저 부끄러움 많은 중년 남자다. 촬영 내내 살가운 선배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노력하는 기특한 후배를 칭찬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순간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을 뿐이었다.
과정이 어떻든 설경구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재빠르게 사과했다. 그의 진심에 팬들도 변했다. 논란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설경구의 진심이 통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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