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뤽 베송 감독이 '비정상회담'에서 거장의 품격과 여유를 보여줬다.
뤽 베송은 같이 작업한 배우 중 최고의 배우를 꼽아달라는 말에 가장 먼저 최민식을 언급했다. 그는 "최민식은 솔직히 내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이다. 정말 대단한 배우다. '루시' 찍었을 때 정말 재밌었다"라며 "최민식은 영어를, 난 한국어를 하나도 못 한다. 우리는 세트장에 있는 두 마리 원숭이 같았다. 바디 랭귀지로 대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정말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다정한 분이 화면상에서 그렇게 비열해 보일 수 있는 것도 처음 봤다"고 극찬했다. 또한 최민식과 함께 밀라 요보비치와 나탈리 포트만을 최고의 배우로 꼽았다.
뤽 베송은 신작 '발레리안'을 무려 40년 동안 준비한 이유를 묻자 "용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충분히 준비하고 싶었다. 최선의 그림이 나오고, 기술이 발달하도록 기다렸다"며 "'아바타'가 모든 것을 바꿨다. 제임스 캐머런이 도구를 발명했다. '아바타' 처음 본 날 너무 충격받고, 집에 가서 쓰고 있던 시나리오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뤽 베송은 어린 시절 영감을 준 영화로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와 '정글북'을 꼽았다. 특히 "'정글북'을 본 후 그때는 부모님도 싫고, 표범과 곰과 살고 싶었다. 일주일 동안 침대 밑에서 잤다"며 순수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이 밖에도 뤽 베송은 미국 히어로 영화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는 "창작물이라기보다는 상업물 같다.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산업적이다. 그래서 싫다. 이제 신선함이 없다. 히어로물은 대부분의 경우 미국의 우월주의와 어떤 식으로 세상을 지키는지를 보여준다"고 일침을 가했다.
뤽 베송은 꿈을 좇는 사람을 위해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그는 "어렸을 적의 우리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이기도 했다. 나이를 먹고 사회에 속하면서 점점 나빠진다. 어린아이에게 꿈을 묻는다면 '하늘을 나는 거'라고 답한다. 어른에게 묻는다면 '새 차를 갖고 싶다'고 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는 천진난만함을 잃고, 우리가 가진 상상하는 힘을 잃어버린다. 때때로 사람들이 내게 철없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난 어떻게 꿈을 꾸는지를 기억하고 있다. 그게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뤽 베송은 방송 내내 여유와 위트를 지닌 모습과 진심을 담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시청자들에 깊은 울림을 안겼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