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해'종영Day①] '대상부녀' 김영철X이유리, 해피엔딩 이끈 하드캐리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8-27 14:29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대상 부녀'가 일을 냈다.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 김영철과 이유리의 얘기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평생 가족밖에 모르고 살아온 성실한 아버지 변한수(김영철)와 든든한 아내 나영실(김해숙), 그리고 개성만점 4남매 집안에 어느 날 안하무인 아이돌 출신 배우 안중희(이준)가 얹혀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따뜻한 코믹 가족극이다. 드라마는 3월 4일 22.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뒤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하더니 4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주말극 최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럴 수 있었던 건 김영철과 이유리의 하드캐리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김영철과 이유리는 묘한 공통점이 있었다. 두 사람 모두 화끈한 악역 연기로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했던 이력이 있다. 김영철은 2000년 KBS1 '태조 왕건'에서 궁예 역을 맡아 광기 어린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여 그해 KBS 연기대상 대상을 받았다. 이유리는 2014년 MBC '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 역으로 소름끼치는 악녀 연기를 선보여 '국민 악녀' 반열에 오른 것은 물론 그해 연말 MBC 연기대상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두 사람 모두 조연 캐릭터였지만 주연보다 더 큰 임팩트로 대상을 꿰찬, 파격적인 이력의 소유자인 만큼 이들이 보여줄 부녀 호흡에 대한 기대는 높았다.


기대는 현실이 됐다. 김영철은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고 범죄자가 된 탓에 죽은 친구의 신분을 훔쳐 살아야 했던 변한수 역으로 열연했다. 그가 보여주는 가슴 따뜻한 부성애는 팍팍한 주말 안방극장에 힐링을 선사했다. 카리스마를 벗은 감성 연기 또한 일품이었다. 신분 세탁 범죄가 드러난 뒤 자수를 하고 집행유예 처분을 받자 "왜 죄를 짓지 않았을 때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다가 죄를 인정하는데 왜 벌을 안주십니까"라며 울부짖는 모습은 보는 이의 눈시울을 적시는 엄청난 연기였다.


이유리는 똑 소리나는 변혜영 역을 맡아 역대급 걸크러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변혜영은 냉정해 보이지만 가족 일에는 앞장서서 나서는, 전형적인 외강내강 캐릭터였다. 누구보다 가족을 아끼고 일과 사랑에 모두 당당한 변혜영의 걸크러시는 '아버지가 이상해'의 초중반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오빠 변준영(민진웅)과 결혼하게 된 김유주(이미도)가 학창 시절 동생 변미영(정소민)을 따돌렸다는 걸 알고 담판을 짓고, 결혼식 민폐 하객을 자처하는 등 능청스러운 변혜영의 매력에 웃음보가 터졌다. 그런가 하면 혼전동거, 결혼인턴제 등의 파격 행보를 통해 달라진 2030 여성들의 연애관과 결혼관, 그리고 고부갈등을 비롯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그려내며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이렇게 이유리는 연민정 캐릭터 이후 지겹도록 자신을 따라붙었던 '국민 악녀'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어났다.

두 사람의 활약에 힘입어 '아버지가 이상해'는 52부작의 대장정을 마치고 해피엔딩을 맞게 됐다. 변혜영의 활약으로 변한수는 수십년 간 자신을 짓눌렀던 누명을 벗었고, 변한수의 변함없는 부성애에 안중희와 변씨 남매들은 한 가족으로 뭉쳤다. 끝까지 따뜻한 가족애로 막장에 지친 안방극장의 피로감을 씻어내린 것. 이에 이유리와 김영철의 연말 연기대상 공동수상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27일 종영한다. '아버지가 이상해' 후속으로는 박시후 신혜선 주연의 '황금빛 내인생'이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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