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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가 무리한 설정으로 시청자의 속을 답답하게 했다.
이와 함께 캐릭터의 방향성도 상실됐다. 변미영은 아버지가 신분을 위조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을 알고 나서도 아버지를 원망했다. 그러면서도 안중희와의 연애사에 집중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사실은 생판 남이었던 안중희조차 이윤석에 대한 애증으로 괴로워했던 마당에 아버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조금도 하지 않은채 연애사에만 올인하는 딸의 모습은 지켜보기 불편할 뿐 아니라 가족의 사랑으로 자존감을 회복하고 희망을 찾아나선 변미영 캐릭터와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변미영 캐릭터가 답답한 행보를 보이면서 안중희는 이중고에 빠졌다. 믿었던 이윤석의 배신으로 상처받았던 그는 이윤석을 용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회복할 시간도 없이 변미영을 챙기며 위로의 아이콘으로 활약 중이다. 더욱이 방송 말미에는 나영실(김해숙)의 건강 이상 증세까지 암시되며 답답함을 더했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당초 혼전동거 혼전임신 결혼인턴제 왕따 고부갈등 청년실업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유쾌하게 다루며 큰 공감을 이끌어냈던 드라마다. 주말극으로는 이례적으로 현실을 저격한 덕분에 '아버지가 이상해'는 방송 회차마다 호평을 이끌어냈고, 에피소드의 중심에 선 캐릭터들 또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래서 더더욱 '아버지가 이상해'가 보여주는 억지 전개는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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