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X가 뭐길래" 학교2017, 오글거리며 빠지는 '개미지옥' 학원물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7-26 09:3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학교 2017'이 묘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홀리고 있다.

'학교 2017'은 비밀 많고 생각은 더 많은 18세 고딩들의 생기 발랄 성장 드라마다. 이름 대신 등급이 먼저인 학교, 학교에서 나간다고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을 향한 통쾌한 이단옆차기를 그린다. 방송 초반에는 90년대 영화 '비트'에서 본 듯한 오토바이신을 비롯해 학생들의 성적을 복도에 붙여 공개하고, 성적에 따라 급식을 지급하는 등 시대 착오적인 그림을 보여주며 혹평 받았다. 그러나 회가 거듭될수록 '학교' 시리즈 특유의 풋풋한 썸 앤 쌈을 재기발랄하게 풀어내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25일 방송된 '학교 2017'에서는 라은호(김세정) 현태운(김정현) 송대휘(장동윤)의 본격적인 인연이 그려졌다. 라은호는 현태운과 송대휘의 싸움을 말리다 적발돼 벌칙으로 함께 청소를 하게 됐다. 두 사람을 X로 의심했던 라은호는 함께 X를 찾자고 제안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하지만 다음 날 사물함에서 스케치 노트를 찾자 둘 중 한 명이 X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송대휘가 X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X의 정체는 현태운이었다. 라은호는 충격을 받았지만 교장의 치부를 폭로한 뒤 도주하는 현태운을 도왔다.

분명 '학교 2017'이 고교 3인방의 관계를 그려가는 방식은 다소 유치했다. 함께 X를 찾자는 라은호의 말에 현태운이 "나랑 사귈래? 싫어? 그럼 키스는 어때?"라고 도발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현태운과 송대휘의 싸움으로 과거 오토바이 사고로 친구를 잃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과정 또한 기존의 학원물에서 많이 본 듯한 그림이었다.

그러나 '학교'는 역시 '학교'였다. 조금은 유치하고 손발의 자유를 빼앗는 전개였지만 그 안에 미스터리 추리 코드를 가미해 보는 재미를 배가 시킨 것. 시청자들은 그 무엇보다 X의 정체는 누굴지 궁금증을 드러내고 있다. 현태운이 X로 드러나긴 했지만 아직 그가 정말 X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밝혀진대로 현태운이 X일수도 있고, 금수저인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흙수저 X인 송대휘를 지켜주려고 X행세를 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현태운과 송대휘가 X 콤비이고 정체를 숨기기 위해 앙숙관계 연기를 한 것일 수도 있다. 또는 미국 드라마 '프리티 리틀 라이어'의 A처럼 여러 명의 학생이 조직을 결성, X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있는 만큼, 시청자들은 진짜 X의 정체는 무엇일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갈수록 안정되고 있다. '학교 2017'은 김세정 김정현 장동윤 등 아이돌 멤버와 신인들을 대거 기용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자아냈다. 하지만 이들은 생갭다 안정적인 연기로 풋풋한 청춘의 고민과 갈등을 표현하고 있다. 상큼발랄한 김세정의 연기와 김정현의 카리스마, 장동윤의 젠틀함이 합쳐져 좋은 시너지를 낸다는 평이다.

볼수록 빠져드는 '학교 2017'만의 매력에 시청률도 상승했다. 25일 방송된 '학교 2017'은 4.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최하위 기록이지만 지난회(4.2%)보다 0.5% 포인트 상승한 수치인 만큼 시청률 상승을 기대하게 만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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