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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배우 윤종훈은 어느 덧 데뷔 4년 차를 맞이했다. 그러나 내공은 어언 10년. 스물세 살 때부터 무작정 연극판에 뛰어들어 수년간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갈고 닦으며 올곧은 배우의 길을 걸었다. 2013년 tvN 드라마 '몬스타'로 첫발을 내디뎠고 '미생' '응급남녀' E채널 '라이더스:내일을 잡아라''박대리는 휴가중' '청춘시대' 그리고 사전제작 촬영을 마친 MBC '왕은 사랑한다'까지. 짧은 기간임에도 숱한 작품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요즘에는 내가 정말 매력적인 배우일까, 정말 좋은 연기를 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데뷔하고 몇 년은 그렇지 않았는데 연기가 오히려 더 어려워졌어요. 앞으로 어떻게 또 연기 생활을 이어 나갈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더욱 조심스러움을 안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더 멀리 간 굉장히 친한 친구 존재 같달까. 내가 섣불리 알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더 낯설어졌어요. 제가 어디까지 어떤 역할과 연기를 할 수 있는 깜냥이 될까. 그런 고민들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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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스:내일을 잡아라' 할 때는 드라마가 잘 안돼서 그런지 애착이 좀 많이 가는 작품이었죠. 그 연령대에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것과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지점들을 잘 지켰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사실 모르겠어요. 드라마가 결국 잘 안되면 우리들끼리의 얘기가 되는 거더라고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함께 생각하게 했을 때 우리의 문제가 되는 거죠. 사실 '미생'도 엄밀히 따지면 특별출연이었어요. 별로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봤고 지금까지도 가끔 이슈화되고. 제가 맡았던 역할이 엘리트에다 좋은 교육을 받은 이를 대변하는 친구인데, 분량이 작았음에도 많은 이들이 기억할 수 있었던 건 결국 드라마가 잘 돼야 한다고, 많이 봐야 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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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간 숱한 작품들에 출연한 배우. 누군가는 아직 못 떴냐고 말할 수 있다. 본인 스스로도 톱스타의 위치를 향해 사정 없이 내달리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윤종훈은 하고자 하는 연기 이외의 어떤 다른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먼 미래나 주변을 신경쓰기 보다는 지금의 나의 일에 충실하며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간다. 최선을 다 하고 그저 결과를 기다리는 것.
"사실 올해의 목표 같은 것도 잘 안 세워요. '과거를 돌아보되 연연하지 말고 미래를 생각하되 행동으로 보이고 오늘을 잘 살아야 한다'라는 말을 믿어요. 물론 큰 대소는 있겠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잖아요. 사실 이렇게 인터뷰할 때마다 예전 걸 찾아보면 그때 마다의 윤종훈이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있어요. 그게 신기해요. 예전에는 나쁜 일이 있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요즘에는 그냥 대부분의 일들이 그냥 그러려니 해요. 좋은 결과면 좋은 거고 나쁜 결과면 어쩔 수 없지 하하 하며. 점차 더욱 그렇게 되어 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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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계획이요? 딱히 없어요. 사실 작품도 제가 고르는 것도 아니고 먼저 오면 그 작품 하게 되는 거고. 어떻게 보면 선착순일 뿐이죠. 어떤 작품이건 서로의 필요로 의해 가는 게 목표 의식도 생기고, 태도도 좋아져요. 그러나 뭔가를 갈구하고 무엇을 좀 하게 해달라고 누군가의 밑에, 누군가의 우위에 있는 상황이 되면 이미 현장 분위기가 자체도 안 좋은 기운을 내뿜게 돼요. 그러니 나도 이 역할이 좋고, 작품도 날 필요로 하고, 서로가 필요해서 수평적 관계로 가는 게 좋아요."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이새 기자 06sej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