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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조들호→구르미→쌈마이...KBS 대박키워드는 '현실판타지'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7-12 14:5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은 현실 판타지를 만났을 때 가장 빛난다.

지상파 방송사마다 선보이는 드라마의 컬러는 분명히 다르다. 특히 월화극에서 그 색은 더욱 두드러진다. SBS는 '낭만닥터 김사부' '피고인' '귓속말' 등 장르물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MBC는 '빛나거나 미치거나'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등 사극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KBS는 현실 판타지에서 성공을 거뒀다.


대표적인 예가 11일 종영한 '쌈 마이웨이'다. '쌈 마이웨이'는 남들이 뭐라든 마이웨이를 고집하는 꼴통 판타스틱 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작품은 청춘들의 아픈 성장통과 현실 연애를 그려내며 큰 호평을 이끌어냈다.

'쌈 마이웨이'는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사고쳐야 청춘'이라는 마인드로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깨지고 넘어지면서도 꿈을 향해 다시 일어나는 판타스틱 포의 모습을 그려냈다. 남들이 보기엔 초라하고 부족할 지 몰라도 결국은 내가 처한 현실 속에서 최선의 꿈을 이뤄낸 판타스틱 포의 모습을 통해 "내가 서 있는 곳이 메이저리그"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고동만(박서준)-최애라(김지원), 김주만(안재홍)-백설희(송하윤)의 현실 연애로 공감을 이끌어냈다. 재벌 2세, 캔디 소녀, 신데렐라 스토리와 같은 전형적인 판타지 공식에서 탈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흙수저들의 소소한 일상 연애로 동질감을 느끼게 했다. 친구에서 연인이 된 고동만과 최애라 커플은 막 피어난 사랑의 달콤한 설렘을, 6년차 커플인 김주만과 백설희는 오래된 연인들의 권태와 이별을 생생하게 전해주며 몰입을 높였다.

이렇게 사실적인 전개를 보이던 '쌈 마이웨이'에도 판타지는 있었다. 마지막 엔딩에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꿈을 이룬 고동만 최애라 김주만 백설희가 재결합에 성공하는 모습을 그렸다. 때로는 다치고 먼 길을 돌기도 했지만 꿈을 향해 달려온 이들이 해피엔딩을 맞는 모습은 캐릭터들에게 감정이입했던 시청자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느끼게 했다. 이러한 현실 판타지에 '쌈 마이웨이'는 13.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극 최강자로 군림했다.


'쌈 마이웨이' 이전에는 '구르미 그린 달빛'이 있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왕세자 이영(박보검)과 남장 여자 내시 홍라온(김유정)의 은밀하고 달콤한 궁중 로맨스라는 판타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그 안에는 아픈 현실을 담아냈다. 외척 세력을 무너뜨리고 강력한 왕권을 확립해 성군이 되고자 하는 이영의 고군분투는 진짜 리더는 사라지고 어수선하기만 했던 암울한 정치 현실과 오버랩 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이에 '구르미 그린 달빛'은 시청률 20%를 돌파, 전대미문의 신드롬을 불러왔다.


'동네 변호사 조들호'는 잘 나가는 검사였지만 한순간에 추락한 변호사 조들호(박신양)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었다. 을의 편에 서서 갑의 횡포에 맞서는 조들호의 모습은 절망적인 시국에 비탄에 빠진 국민의 마음을 치유해주며 큰 사랑을 받았다. 어떻게 해서든 갑의 횡포를 막아내는 서민 히어로 조들호가 보여주는 판타지 세계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한편 세월호 사건, 어린이집 학대 사건 등 씁쓸한 현실을 떠올리게 만들며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덕분에 '동네 변호사 조들호' 또한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았고, 내년 상반기 방송을 목표로 시즌2도 제작할 계획이다.


이처럼 KBS 월화극은 현실 판타지를 그려낼 때 가장 좋은 결과를 냈다. '쌈 마이웨이' 후속으로 방송되는 '학교 2017' 또한 과도기 학교의 현실과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의 실질적 고민과 갈등을 담아낼 계획인 만큼 흥행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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