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김세연 아나 "이성경 닮은꼴? 아나운서 되기엔 걸림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7-07-07 13:50 | 최종수정 2017-07-07 14:51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신입 여자 아나운서'란 어떤 존재일까. 뛰어난 머리와 자연스러운 진행은 기본, 눈에 띄는 비주얼과 넘치는 끼도 필요하다.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려면, '언제나 생방송'인 현장에 대처하는 차분함도 필요하다.

최근 '이성경 닮은꼴'로 화제가 된 김세연(26, SBS스포츠) 아나운서를 만났다. 김세연 아나운서는 올해 입사 2년차인 신예지만, 상큼함과 뻔뻔함을 무기로 지난 5월 간판 프로그램 '베이스볼S'의 주말 안방마님을 꿰찼다. 선배 아나운서가 방송 2시간전 탈이 난 자리를 대타로 메꾼 게 계기가 됐다. SBS스포츠 측은 "사내 오디션을 거친 결과"라고 귀띔했다.

"'뻔뻔해서 좋다'고들 하세요. 항상 생방송이고, 5개 구장 방송을 동시에 보면서 승부처도 막 파악해야되니까 놀랄 일이 많거든요. 끝나는 대로 딱딱 진행되는게 아니라 중간에 속보 들어오고 순서 바뀌고… PD님이 외치는 소리로 귀에 불이 나요. 속으론 막 울고 있는데, 화면엔 차분하게 나오나봐요."

그녀는 연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러시아) 출신의 엘리트다. '전설' 차인태 손범수부터 '대세' 전현무도 거쳐간 학교 방송국 YBS에서 꿈을 키웠다. 배우 이성경, 가수 NS윤지 등과 비교될만큼 빼어난 미모도 갖췄다. 지난해 모교 응원제에 참석했다가 언론에 포착돼 실시간검색어 1위를 장식했을 정도다. 하지만 '아나운서 스타일'이 아닌 외모가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

"여기저기 많이 떨어졌죠. 학교 다닐 때 붙는 사람도 있는데, 전 많이 힘들었어요. 학교도 휴학하면서 1년 더 다녔고, 결국 졸업한 뒤 '백수' 시기도 있었죠. 면접에서 떨어지고 나면 피드백이 오는데, '아이돌 연습생 같다', '아나운서 징검다리로 연예인 노리는 거 아니냐'고 하니까 상처도 컸고요. 그래도 아나운서를 포기한 적은 없어요. 될 때까지 한다는 마음으로 버텼죠."


입사 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예고를 통해 깜짝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주로 축구를 좋아하는 예쁜 여대생 컨셉트였다. '누구냐, 혹시 일반인 팬이냐'라는 문의도 많았다고 한다. 골프부터 배구 현장을 거쳐 지금은 야구에 정착했지만, 입사 전에는 농구팬이었다. "제가 딱 입사하니까 저희 방송국이 농구를 안해서 좀 아쉬웠다"면서 "동부의 허웅 선수 팬이다. 허재 감독님도 제가 허웅 선수 좋아하는 건 아신다"며 웃었다.

자신에게 아쉬운 점으로는 영어 실력을 꼽았다. "외국에 살아본 경험이 없는 토종 한국인으로서 영어인터뷰를 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영어공부 열심히 하고 있다. 피어밴드(kt)랑 너클볼 이야기도 했다"면서 멋적게 웃어보였다. '다른 여자 아나운서들보다 자신 있는 것'을 물어보니 뜻밖에도 '춤'에 자신이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2016년 스포츠캐스터 연합회 송년 장기자랑 MVP 출신이란다.

"예쁜 분들은 워낙 많고, 예능은 타 방송사가 잘하는 거 같고, 춤은 저도 약간 자신있어요. 처음 면접 때 한창 '토토가(무한도전-토요일토요일은가수다)'가 인기있을 때라 S.E.S 춤을 췄었고, 송년회 때는 신입 장기자랑을 했는데 이게 방송사간 자존심 싸움이 은근 있거든요? '오늘부터우리는(여자친구)'으로 제가 MVP를 받았죠. 동기들하고 연습실 빌려서 동선 맞춰가며 연습했다니까요? 뜀틀도 넘고 했던게 임팩트가 있었나봐요. 그외에 침착함, 당황해도 티가 덜나는 그런 건 제 장점인 것 같아요."


SBS스포츠에는 김민아 아나운서가 있다. 2007년에 입사한 '1세대'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로, 종목에 따라 캐스터로도 활약하는 베테랑이다. 김세연 아나운서는 인터뷰 동안 여러 차례 '민아 선배'를 언급하며 애정과 존경을 드러냈다. 또 한명의 롤모델은 윤태진 전 아나운서다.

"저도 김민아 선배처럼 스튜디오를 딱 휘어잡고 '통제'하는 카리스마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때그때 뭘 짚어줘야할지 판단하고, 시간 조절도 하고… 평소엔 되게 털털하고 오히려 귀여우신 스타일인데, 현장에선 아우라가 넘쳐요. 같은 일 하니까 더 잘 알잖아요? 윤태진 선배는 보기만 해도 기분좋아지는, 엄청 밝은 기운이 있어요.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도 닮고 싶네요. 제가 10년 뒤면 36살인데, 그때도 현장을 뛰는 리포터였으면 좋겠어요. 외국 보면 나이 엄청 많아도 잘하는 리포터들 많잖아요. 무엇보다 오랫동안 스포츠 현장에 남는 게 제 꿈이에요."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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