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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개봉 첫날(29일)부터 전 세계 뜨거운 반응을 끌어모은 SF 어드벤처 영화 '옥자'(봉준호 감독,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루이스 픽처스·플랜 B 엔터테인먼트 제작). 43.8% 좌석점유율을 비롯해 부산 영화의 전당 개관 이래 최초 개봉일 조조 상영 매진, 서울 더숲 아트시네마 개봉일 모든 회차 매진 등 각종 신기록을 세우며 흥행 질주를 시작했다. 이렇듯 뜨거운 반응을 보인 '옥자'에 굳게 닫힌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마음을 열어줄까.
이와 관련해 국내 극장 배급을 담당한 NEW 측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을 통해 "영화가 반응이 뜨겁다는 것은 좌석점유율로 나타나는데 '옥자'는 좌석점유율이 다른 영화보다 월등하게 높다. 이는 곧 관객이 '옥자'를 보기 위해 실질적으로 극장을 많이 찾아준다는 이야기다. 극장 확보가 더 가능할 것이라는 확답은 할 수 없지만 이런 뜨거운 반응이 더 많은 관객에게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답했다.
사실 국내에 존재하는 비 멀티체인은 100곳이 채 안 된다. 그래서 '옥자'가 확보한 비 멀티체인은 개수 적으로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결국 지금부터는 멀티플렉스가 극장 문을 열어주느냐 마느냐에 따라 '옥자'의 흥행 지표가 결정되는데 이 또한 쉽지 않은 모양새다. 앞서 국내 3대 멀티플렉스인 CGV,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는 '옥자'를 보이콧했는데, 개봉 후에도 변함없이 보이콧 형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거액을 투자한 영화가 아닌 일반적으로 제작된 영화라고 했을 때 불법 파일 유출은 영화를 만든 이들이나 극장에는 엄청난 피해다. 넷플릭스라서 현 상황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것이지 국내 신작이었을 경우 타격이 엄청나다. 이것이야말로 유통 구조를 파괴하는 행위다"며 "'옥자' 개봉 후 반응이 좋다고 개봉을 계획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CGV로선 '옥자'가 돈이 되는 영화는 확실하지만 극장 생태계를 생각했을 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이다. 현재로서는 개봉 계획이 전혀 없다. 혹시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면 1년 뒤나 더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봉준호 감독의 특별전 때 논의가 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옥자'가 한창 개봉 중인 지금 CGV 개봉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반응은 CGV뿐만이 아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당장 개봉할 수 있는 스케줄은 아니다. 아시다시피 7월에는 국내는 물론 할리우드까지 많은 신작이 쏟아지는 시즌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옥자'를 개봉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러 가능성을 현재로서도 지켜 보고 있지만 당분간 개봉은 불가능하다"며 답했고 메가박스 역시 "넷플릭스와 동시 상영하는 기간에 '옥자'를 개봉할 수는 없다. '옥자' 상영이 끝난 후 추후 개봉 및 봉준호 감독의 특별전 등의 형태로 개봉하는 방식 역시 메가박스 내부에서는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한편,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슈퍼 돼지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안서현, 릴리 콜린스, 변희봉,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스티븐 연 등이 가세했고 '설국열차' '마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8일, 한국시각으로는 29일 0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된 '옥자'. 국내에서는 넷플릭스와 동시에 29일부터 멀티플렉스 극장을 제외한 전국 84개 극장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옥자'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