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쌈마이' 송하윤, 청춘에 묻다 "당신의 꿈, 안녕하신가요"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7-06-28 06:30 | 최종수정 2017-06-28 06:4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네가 내 손 놓은 거야. 난 네게 매 순간 최선을 다했어. 후회는 니 몫이야."

'쌈, 마이웨이' 송하윤의 세상이 무너져내렸다. 백설희는 6살 때부터 키워온 꿈 '엄마'와, 자신의 세상 그 자체였던 김주만에게 안녕을 고했다.

27일 KBS2 '쌈, 마이웨이(이하 '쌈마이')' 12회에서는 백설희(송하윤)가 김주만(안재홍)에게 이별을 고하는 내용이 방송됐다. 참고 참았던 이별 통고는 시원했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몄다. 설희는 주만과 장예진(표예진)이 보는 앞에서는 결코 울지 않았다. 돌아선 뒤에야 울음을 삭였다.

이날 방송에서 애라는 주만을 찾아 장예진(표예진)의 집으로 향했다. 설희는 "초장에 족쳤어야지"라며 분노하는 애라에게 "진짜 문제가 될까봐 겁났다. 나는 이길 자신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네가 본처야. 넌 6년 만났어"라는 격려에도 "내가 믿을 거라곤 그 밍밍해져버린 6년 뿐이다. 걔랑은 막 찌릿찌릿하잖아"라고 자신없어했다. 차마 예진에겐 자존심 상해 전화하지 못하면서도 "여기 없을지도 몰라. 집에 갈래"라며 현실을 부정했다.

설희는 '이제 네 꿈 찾으라'는 말에 "나 6살 때부터 지금까지 꿈 있었다. 너희들 삐까뻔쩍할 때, 나도 조용히 내 꿈 꾸고 있었다"고 답했다. 설희의 꿈은 '엄마'였다. 설희는 "소꿉놀이해도 난 엄마였다. 좋은 엄마, 좋은 아내가 되는게 내 꿈"이라며 "주만이랑 결혼해서 그렇게 살고 싶다. 엄만 꿈으로 안 쳐줘? 세상 사람들은 다 자기 계발해야돼? 나 하나 정도는 내 식구들 위해서 살아도 되잖아. 너희들보다 하나도 못난 거 없다"고 강조했다. "나한테 주만이는 그냥 남자친구 아니고 내 세상"이라는 눈물섞인 진심이 이어졌다.

하지만 설희는 가혹한 현실과 마주했다. 주만이 예진의 집에서 나온 것. 설희는 "나 실수 안 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주만에게 "나한텐 너희들이 잤던 안 잤던 똑같다. 넌 날 밤새도록 매초마다 죽였다"면서 "우리 헤어져"라고 이별을 통고했다. 애라는 "설희의 세상이, 무너졌다"고 독백했다.

다음날 설희는 주만에게 더욱 차갑게 결별을 전했다. "하루 실수"라는 말에 "실수도 아니고 하루도 아니다. 너 밤마다 휴대폰 무음으로 해놨다. 전화 불빛 번쩍일 때마다 심장이 발밑에 내려앉는 것 같았다"면서 "걔한테 가는 줄 알면서도 보내는 내 심정 어땠을 거 같냐"라고 토로했다. "정말 사고가 있었다, 제발"이라는 변명에도 "신경이 쓰였지, 외면할 수 없었지?"라며 "네가 내 손 놓은 거야. 네가 내 손 놓고 가도 난 가만히 제자리에 있을줄 알았겠지만, 이제 안 그러고 싶어. 바람은 OX의 문제지, 크고 작은 문제가 아니다. 내가 미련했다"고 못을 박았다.

주만의 눈물어린 호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화나서 그러는 거잖아'라는 말에도 설희는 "너와 만나는 6년 동안 한번도, 홧김에 헤어지잔 말 한적 없어"라며 "난 너한테 매순간 최선을 다해서 후회도 없어. 후회는 니 몫"이라고 잘라 말했다.


설희의 순정은 쉽게 그녀를 떠나지 않았다. 애라는 설희를 위해 '해방 1일 파티'를 준비했지만, 설희는 "나 촛불 못 불겠는데, 이런 거 하지 말지. 주만이가 막 울었어"라며 주만의 앞에선 흘리지 못했던 눈물을 쏟아냈다. 전화상담 도중 '언니도 행복하세요'라는 고객의 말에도 눈물을 흘렸다.

예진은 그런 설희를 찾아와 "내 마음은 진심이다. 주만과 만나고 싶다. 언니께 미안하다"고 말했다. 설희는 "하고 싶은대로 해라. 주만이가 예진씨 만날 수 있다. 나한테 얘기할 일도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물컵을 들어 예진의 얼굴에 물을 뿌렸다.

설희는 "지금 내가 물 한컵 정돈 뿌려도 되잖아요. 몰랐을 땐 할 수 없지만, 알면서도 그런 건 진짜 나쁜 년"이라며 "언젠가 예진씨도 꼭 내 입장이 되길 바란다.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천진한 눈에 피눈물 나길 바란다"고 강도높게 저주했다. 이어 "주만인 정말 날 좋아했다. 애매한 설렘이 아니라 미치게 날 좋아했다. 내가 철없이 예뻤던 순간들, 뜨거웠던 순간들 다 기억한다"면서 "그 기억들이 예진씨를 끝까지 괴롭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이날 '쌈마이'에서는 또다른 꿈도 소개됐다. 동만은 아버지 고형식(손병호)에게 "나한테 아버지처럼 살라고 하지 마라. 죽을똥 싸면서 나 같은 놈 또 만들어야하나 잘 모르겠다. 걔가 흙수저라고 나 원망할까봐"라며 쌓여있던 원망을 토해냈다. 하지만 형식 역시 상사의 갑질에 시달리는 무거운 어깨의 아버지일 뿐이었다. 형식은 소주 한잔을 털어넣은 뒤 "내 꿈은 파일럿이었다. 지금은 그냥 너희들이 내 꿈"이라고 말해 동만을 감동시켰다. 동만은 "파일럿은 못 시켜줘도 1등석 앉혀드리겠다"고 화답했다.

다음날 동만의 체육관을 본 형식은 "나처럼 살지마라. 이제 난 파일럿은 못하지만, 넌 사고 한번 쳐라. 사업 망한 아빠 때문에 하고 싶은 거 못하고, 그따위 시합하고 그 멍울 다 짊어지고 주저앉아 사냐"면서 "네가 이거 하는 거 보니 속이 탁 트인다. 신이 나서 가슴이 벌렁벌렁한다"고 격하게 격려했다. "너 흙수저 아니다. 아버지 앞으로 20년은 더 번다. 뒤에 아빠가 있으니 한번 날아봐라"라고 절절한 격려도 덧붙였다.

지난해 '백희가 돌아왔다'로 호평받았던 임상춘 작가의 잠재력은 '쌈마이'에서 가히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박서준, 김지원, 안재홍, 송하윤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청춘스타들을 골라낸 눈썰미, 빈틈없는 전개와 보는 이의 폐부를 찌르는 명대사를 쏟아내는 필력까지, 첫 장편에 임하는 작가답지 않은 솜씨가 놀랍다.

'쌈, 마이웨이'가 청춘에게 묻는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 혹시 잊고 살고 있진 않나요. 그리고 말한다. 들이받고 덤비고 깨져도, 당신이 원하는 인생을 사세요, 라고.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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