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쌈마이'표 극한공감 로맨스, 모두가 인생캐릭터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6-21 10:0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쌈 마이웨이'가 극과 극 로맨스로 시청자의 격한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20일 방송된 '쌈 마이웨이'에서는 고동만(박서준)-최애라(김지원) 커플의 탄생과 김주만(안재홍)-백설희(송하윤) 커플의 위기가 그려졌다.


고동만은 박혜란(이엘리야)을 밀어내고 최애라를 잡았다. 그는 최애라에게 키스하며 "나는 썸이니 그런 거 모른다. 키스 했으면 1일이다. 우리 사귀자"라고 박력있게 고백했다. 그동안 최애라와 고동만 사이에서는 꾸준히 묘한 기류가 흘렀다. 박혜란의 존재가 걸림돌이 되긴 했지만 고동만과 최애라는 언제나 서로에게 이성적으로 끌렸다. 고동만은 최애라가 남자들에게 상처받거나 꿈을 이루지 못해 실망했을 때마다 든든히 곁을 지키며 어깨를 내어줬고, 최애라 또한 씩씩하게 고동만의 꿈을 응원해왔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쉽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사랑과 우정 사이는 다른 로맨틱 코미디 속 판타지 로맨스보다 더 큰 설렘을 전해줬다. 그래서 쌓여온 감정의 서사가 폭발한 키스신은 보는 이들의 죽어가던 연애 세포를 흔들어 깨울 수 있었다.

반면 6년차 커플인 김주만과 백설희는 위기를 맞았다. 김주만은 백설희와의 교제 사실을 공개한 뒤 과장 승진에 실패했다. 그를 좋아하는 인턴 장예진(표예진)의 이모가 회사 임원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김주만은 장예진에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상 기류를 감지한 백설희는 불안해하며 장예진에게 "흔들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지만, 장예진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주만과 백설희의 연애는 분명 짠하고 안타까웠다. 백설희의 마음은 여전했지만 김주만은 이미 6년 전 연애를 시작했을 때의 설렘을 잃어버렸다. 너무나 무뎌진 관계 속에 남아있는 의리로 연인 관계라는 걸 밝혔지만 이번에는 흙수저 인생이 발목을 잡았다.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백설희와 달리 김주만은 냉혹한 현실의 한계를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은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들을 모두 갖고 있는 장예진의 대시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백설희 입장에서는 김주만이 나쁜 남자이지만, 냉정하게 말해 결혼은 현실이다.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하고 신분 상승의 기회를 잡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더 좋은 조건을 가진 상대가 나타나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김주만은 이러한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 연애를 반영한 캐릭터라 욕하면서도 이해되는 묘한 감정을 갖게 했다.


'쌈 마이웨이'는 누구나 겪어봤을 짜릿한 떨림과 권태를 동시에 담아내며 극한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처럼 현실적이고 공감되는 로맨틱 코미디는 거의 없었던 만큼, 배우들에게도 이번 작품은 인생작으로 남을 전망이다.

전작 '그녀는 예뻤다'에서 모든 걸 다 가진 판타지 왕자님으로 '지부편앓이'를 만들어냈던 박서준은 가진 건 없지만 마음 하나는 예쁘고 든든한 '현실 남친'으로 돌아왔다. 능청스럽고 남자다우면서도 귀여운 허당기가 더해진 캐릭터에 벌써 여성팬들은 녹아버렸다. 김지원은 밝고 털털한 최애라 캐릭터로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매력을 발산하는 중이다. '하이킥3- 짧은 다리의 역습'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등 김지원은 주로 도도하고 차가운 캐릭터를 맡아 이뤄지기 어려운 사랑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드디어 20대 나이에 맞는 귀엽고 발랄한 캐릭터를 맡아 러블리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안재홍은 극강의 흡인력을 자랑한다. 영화 '족구왕'에서부터 남다른 캐릭터 연기를 펼쳤던 그는 '응답하라 1988'의 정봉과는 또다른 생활 연기를 보여준다. 마치 실제 회사 옆자리 대리인 것 같은 착각을 줄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에 존재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작 '내딸 금사월'에서 홍도 역을 맡아 기억 상실에 걸린 어린 아이부터 복수의 화신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내며 호평받았던 송하윤은 백설희 캐릭터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볼수록 짠하고 안타까운 백설희의 상황을 살 떨리도록 실감나게 그려내며 폭풍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대본이 합쳐지니 성적은 좋을 수밖에 없다. 20일 방송된 '쌈 마이웨이'는 11.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극 1위 자리를 수성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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